정부 부채 관리 정책 선회 이후 회사채 디폴트 증가
생산과잉 산업 디폴트 비중 높아
시장 메커니즘 효율성 제고 위한 노력 필요
[뉴스핌-황세원 기자] 중국 회사채 시장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7일 중국경제주간(中國經濟周刊)은 “과거 중국 정부는 국영은행 등을 통해 디폴트 위기에 처한 기업에 자금을 지원했으나 2014년을 기점으로 회사채 디폴트를 허용하고 부실 기업 퇴출을 가속화하는 등 기업 부채 관리로 정책을 선회하면서 회사채 디폴트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경제주간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 디폴트를 선언한 기업은 18개, 채권 수는 36개로 전체 규모는 200억위안(한화 약 3조49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바이두(百度)> |
◆ 생산과잉 산업 디폴트 비중 절대적으로 높아
2016년 상반기 회사채 디폴트 사례를 살펴보면 철강, 시멘트, 석탄, 태양에너지, 금속 등의 디폴트 비중은 73%로 중국 대표적인 생산과잉 산업의 디폴트 사례가 절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중국 철강업체 동북특강(東北特鋼)은 지난 4월 초 회사채 원리금 10억1000만위안(한화 약1760억원) 상환 불이행을 선언했으며 같은 달 13일에는 4504만위안(한화 약 78억6000만원) 원리금 미지급으로 인한 디폴트 사태를 맞은 바 있다. 중국 산둥성 최대 시멘트 생산기업인 산둥산수시멘트(山東山水水泥, 00691.HK)도 지난해 11월 중국 내 초단기 융자채로는 최초로 20억위안(한화 약 3490억원)규모의 원리금 상환 불가를 발표한 데 이어 지난 2월에도 자금 상황 등의 이유로 초단기 융자채 디폴트를 선언했다.
가장 최근에 디폴트를 선언한 기업도 중국 내 대표적인 과잉생산 종목인 석탄업체이다. 지난 6월 단기 융자채 디폴트를 선언한 중국 석탄업체 사천매탄(四川煤炭)의 경우 업계 생산과잉, 석탄가격 급락 등의 이유로 자금 사정이 매우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2015년과 2016년 1분기 사천매탄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25%가 감소한 85.5억위안, 16.6억위안을 기록했으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3%, 225% 감소한 -13.8억위안과 -2.8억위안을 기록했다. 기업 자산부채율은 88.5%에 육박하는 데다가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규모는 35억위안(한화 약 6104억원)에 달해 채무 상환 부담도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국유기업 발행 채권 디폴트 사례도 증가
과거 중국에서는 “국유기업이 발행한 채권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는 관념이 보편적이었으나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해 4월 중국 병기장비그룹(中國兵器裝備集團) 산하의 천위그룹(天威集團)이 15억위안(한화 약 262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 원리금 상환 불가를 발표하면서 중국 국유기업으로는 최초로 디폴트를 선언했고 같은 해 9월 천위그룹과 산하 3개 자회사도 디폴트를 발표하면서 중국 국유기업의 ‘디폴트 무풍지대’ 시대가 막을 내렸음을 알렸다.
그 밖에 특징으로 중국경제주간(中國經濟周刊)은 중국거래상협회(中國交易商協會)가 관리하는 회사채의 디폴트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발개위(中國國家發改委) 관리하의 회사채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낮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증감회(中國證監會) 관리 채권 중에는 사모채 디폴트 발생 사례가 비교적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기업 특성별로 보면 국유기업의 디폴트 사례가 상대적으로 적었으며 국유기업 가운데에는 지방국유기업의 디폴트 리스크가 중앙국유기업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 시장 메커니즘 효율성 제고해야
회사채 리스크 관리 및 투자자 보호 장치와 관련해 하얼빈공업대학 경영학 교수인 왕문(王聞)은 “현재 중국 채권시장은 발전 초기 단계로 리스크 관리 차원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며 “채권 시장 전반으로 대규모 리스크가 확산될 가능성은 적지만 시장 메커니즘이 효율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왕 교수는 “중국 내 절반 이상의 회사채가 AAA등급을 부여 받고 있으나 디폴트 선언을 몇 일 앞두고 하향 조정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이는 중국 신용평가 기관들이 리스크 예측을 하는데 있어 아직 충분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 회사채 시장이 발전하는 데 있어 정보 및 경험 부족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원 기자 (mshwangs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