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남아 중심으로 해외 매출 증가 기대
[충남 아산=조인영 기자] 천안아산역에서 자동차로 30분을 달려 도착한 대륙제관 아산공장. 이곳에서는 고온·압력에도 터지지 않는 '맥스(Max)' 부탄가스를 비롯해 일반관(페인트관, 식용유관 등)과 에어졸관(살충제 등)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맥스부탄은 대륙제관 수출의 70%를 담당하는 효자상품으로, 압력을 받으면 가스가 자동으로 새 나가는 기술력을 자랑한다.

실제 일반 부탄가스와 비교실험을 해봤다. 휴대용 가스렌지 위에 먼저 일반 부탄가스를 올려 놓은 뒤 실제로 폭발이 일어나는 지를 지켜봤다. 1분도 채 되지 않아 '펑'하는 굉음과 함께 부탄가스는 물론 가열했던 가스렌지까지 크게 손상됐다.
반면 맥스부탄은 열을 가하자 상단에 미세하게 찍어놓은 12개의 구멍에서 '식-'하는 소리와 함께 가스가 새 나가기 시작했다. 폭발은 일어나지 않았다. 회수해 만져보니 뜨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맥스부탄을 만드는 과정은 간단하면서도 정교하다. 얇은 석판을 둥글게 구부린 뒤 상단(Top)과 하단(Bottom)을 각각 이어 붙인다. 이 때 상단은 8번의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윤동억 대륙제관 상무는 "한 번에 톱(Top)의 모양을 내면 크랙(균열)이 생기거나 깨질 수 있기 때문에 8회에 걸쳐 제작한다"고 설명했다.
공정 마지막엔 프레스로 톱에 12개의 홈을 낸다. 프레스로 누르면 홈 두께가 줄어들면서 그만큼 단단해지는데, 내부 압력이 커지면 12개의 홈이 떨어지면서 안의 가스가 외부로 분출되는 구조다.
공장 안에선 쉴 새 없이 맥스부탄이 생산되고 있었다. 대부분 자동화된 설비들이 캔부터 충전·포장까지 모든 공정을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했다. 윤 상무는 "현재 1분당 600개를 생산한다. 작업이 빨라야 원가가 내려가고 생산성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밖으로 나오니 6~7대의 트럭이 제품의 적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렇게 완성된 맥스부탄은 70여개 국가로 수출된다.
맥스(41.2%) 외에도 식용유나 페인트를 담는 일반관은 전체 매출의 31.3%를 차지하며 살충제, 화장품 미스트 등 에어졸관도 18.3% 가량 생산된다.
특히 에어졸관은 초기 가스 충전만 하던 것에서, 현재는 원액부터 충전까지 토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륙제관은 이 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 매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연간 5억5000만개의 글로벌 부탄가스 시장에서 중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의 잠재 수요를 겨냥해 지난해 말에는 베트남에 대선비나(DAESUNVINA)를 지었다.
중국 판매법인도 올해 2배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동억 상무는 "중국은 인구에 비해 아직 소비량 적으나 향후 1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본다.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를 비롯해 유럽, 미국 등 화이트마켓으로도 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를 대비해 해외 생활용품 전시회 등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특히 수출팀은 1년 중 8개월을 해외에 나가있는 등 수요 증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장치 연구는 끝이 없어…업그레이드판 '맥스' 양산 목표"
폭발 없는 부탄가스를 생산하게 된 계기는 이곳에서 발생한 화재사고 때문이었다. 2006년 공장 주변에서 일어난 화재로 불이 옮겨 붙으면서 대형 사고로 이어졌다. 이후 터지지 않는 안전한 부탄가스 만들기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이 연구의 중심엔 김충한 대륙제관 연구소장이 있었다. 그는 1986년에 입사한 뒤 꾸준한 연구 끝에 현재의 맥스부탄을 만든 장본인이다.
김 소장은 "화재사고를 겪으면서 당시 안전장치가 있었다면 가스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이고, 후속피해로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 때부터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2006년부터 3년간 연구에 매달린 결과, 2008년 처음으로 맥스부탄을 시장에 선보일 수 있었다.
홈의 개수부터 두께, 크기까지 확정짓기 위해 무수한 시행착오는 당연한 것이었다. 크기가 너무 커도 안되고, 구멍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내거나 적게 만들어도 효용성이 떨어진다. 각고의 연구 끝에 12개의 홈을 내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는 결론을 냈다.
이후 2011년엔 추가로 이음고리를 2겹에서 3겹으로 강화한 업그레이드판을 내놨다. 2011년부터 최근까지 생산된 맥스부탄은 2억여개나 되지만 사고접수는 단 1건도 없었다.
이렇듯 뛰어난 기술임에도 처음 시작은 어려웠다. 시장에 없는 기술을 만드는 것인데다 전사적인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봉준 사장의 전폭적인 지원과 임직원들의 도움 끝에 현재의 맥스부탄이 탄생했다.
김 소장은 "당시 사장님께서 '비용을 아깝게 생각하지 말고 실패해도 좋으니 해보자'며 강력히 지원해주셨다. 실험 당시에도 생산라인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해준 덕택에 이 연구를 끝까지 해 나갈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4년 연속 무사고 기록에도 김 소장은 앞으로도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안전장치라는 것은 끝이 없다. 가스가 나오면 주변 불에 화상을 입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까지 없애는 것을 연구하고 있다. 수 많은 실험을 거쳐 좀 더 안전하게 생산이 가능하다고 확신이 들면 양산체제로 가게 될 것"이라며 "시기는 알 수 없으나 적용이 된다면 현재 3세대에 이은 4세대 제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맥스부탄 외에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상품은 미스트 등 화장품이다. 대륙제관은 이미 미스트 분사기술 관련 특허를 받아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김 소장은 "미스트를 분사할 때 구멍의 미세함과 섬세함, 정밀함 등에 따라 입자의 사이즈와 패턴이 달라진다"며 "최적화된 분사 기술을 위한 실험도 지속적으로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