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보람 기자] 한국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이번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지주사 전환과 기업공개(IPO)를 중심으로 짜여진 거래소의 올해 사업계획도 차질을 빚게 된다.
아울러 올해 9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최경수 이사장의 연임 여부도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 거래소 수장의 연임 사례는 김봉수 전 이사장 외에 거의 찾아보기 힘들지만 거래소 안팎에선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상장 활성화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최 이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었다.

16일 관련업계와 국회 등에 따르면 오는 19일 예정된 제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3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거래소의 지주사 전환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 상태다.
지난달 치러진 제20대 총선의 부산 지역구 당선자들이 자본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해당 법안이 여야가 정한 19대 국회서 통과키로 한 무쟁점 법안에 포함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핑크빛 기대감이 조성되기도 했다.
본회의 상정 전 법안숙려기간 5일을 고려할 때 지난주 후반까지는 상임위 법안심사소위위원회서 해당 법안 통과 여부가 일차적으로 논의돼야 했지만 실제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열리지 않았다.
또 절반이 넘는 19대 국회 정무위 소속 의원들이 이번 총선서 고배를 마신 데다 정무위원장인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충북 청주 상당구 당선)도 이미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등으로 소속 상임위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결국 20대 국회 출범 준비에 한창인 만큼 해당 법안의 통과를 위한 추진 동력도 이미 상실된 상황.
이에 거래소 내부에서도 자본법 통과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특히 오는 9월말로 예정된 최경수 이사장의 연임도 쉽지 않을 전망이 나온다.
거래소측 관계자 A씨는 "내부에서도 이번 국회에서 자본시장법 통과는 어렵지 않겠냐고 보는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B씨도 "최 이사장이 최근 평일·주말을 막론하고 국회에 가 있었다고 들었지만 19대 국회가 다 끝나고 새로 판이 짜여지는 상황에서 굳이 해당 법안을 통과시켜 업적을 만들 이유가 있겠냐"며 "아직 최 이사장의 연임 여부를 가늠하긴 힘들지만 지주사 전환이 무산되면 연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5년 거래소가 통합한 이후 이사장이 연임한 경우는 김봉수 전 이사장 외에 전례가 없지만 최 이사장은 그동안 상장 활성화 등 다양한 공로를 인정받으며 연임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었다.
최 이사장의 임기는 지난 2013년 10월 1일부터 올해 9월 30일까지다.
아울러 지주사 전환과 IPO와 이를 토대로 한 경영혁신을 올해 최우선 사업 목표로 잡은 거래소의 연간 계획 역시 차질을 빚게 됐다.
최경수 이사장은 지난 1월 21일 올해 사업계획 발표를 통해 "지주회사 전환을 연내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IPO까지 완료해 거래소의 거버넌스를 선진화하는 경영 혁신에 매진하겠다"며 "특히 지주사 전환 산하의 시장 자회사간 경쟁을 촉진, 자본시장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올해 핵심 사업 추진 방향이 흔들리면서 내부 분위기 역시 다소 혼란스럽다. 앞서 거래소 직원들 사이에서는 올해 초 단행된 인사발령에서 시장감시본부 '선호' 현상이 일기도 했다. 지주회사로 전환 후 각 시장간 경쟁이 심화되면 상대적으로 성과 평가가 덜 부각되는 시감본부가 부담스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송영훈 거래소 경쟁력강화TF 부장은 "자본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어떻게 결정이 될 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이번 국회에서 통과가 안된다고 해도 거래소는 향후 20대 국회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시장 운영이나 상품 개발 등 기존에 거래소가 영위하던 사업 계획은 예정대로 차질없이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 지주사 전환과 IPO가 어려워지면 장기적으로는 거래소 지분을 보유한 증권업계 역시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거래소 지분을 보유한 회원사, 즉 증권사들은 향후 거래소 IPO를 통한 보유 지분가치의 증대를 기대해 왔다. 현재 거래소 주식은 장부가액 기준 1주당 14만원 내외다.
또 NH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 거래소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증권사의 경우 지분 매각에 대한 부담 완화도 멀어지게 됐다. 현행법상 회원사들은 거래소 지분을 5% 초과 보유할 수 없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