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더 치열해지는 경쟁 속 흔들리는 업계 1위
[뉴스핌=강필성 기자] 롯데리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실적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좀처럼 실적을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패스트푸드 경쟁사인 맥도날드와 버거킹이 적극적 사업 확대 전략을 취하면서 국내 시장 상황은 악화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14일 롯데리아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12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9억원, 순손실은 14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적자전환의 가장 큰 이유는 일본의 자회사인 버거킹 재팬 차입금에 대한 지급보증 및 해외 자회사의 주식가치 재평가 차액을 회계 장부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 자회사의 손실 반영을 일회성이라고 하더라도 상황은 녹록치 않다. 가장 큰 문제는 국내 시장의 역성장이다.
롯데리아의 지난해 해외 자회사 실적을 제외한 개별 기준 매출은 9601억원으로 전년 대비 2.73%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13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7.79% 줄었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가 돌면서 패스트푸드사업부문과 커피사업부문 등이 모두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14년까지 매년 패스트사업부문(롯데리아)의 실적과 커피전문점부문(엔제리너스)의 실적을 따로 공개했지만 지난해 실적에는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롯데리아의 마이너스 실적의 배경에는 매출의 65%, 영업이익의 97% 가량을 차지하는 패스트푸부문의 하락이 주효 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리아의 이런 부진에 반해 경쟁사들은 모두 지난해 두자리 수 성장을 거뒀다.
버거킹코리아(BKR)은 지난해 278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0.27% 신장했고 한국맥도날드 역시 두자리 수 매출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맥도날드는 유한회사인 탓에 실적의 공개 의무가 없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리아가 지난해 고전을 면치 못했고 올해 1분기에도 실적 악화를 겪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에 반해 경쟁사들은 모두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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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일각에서는 롯데리아가 지금까지 주력인 패스트푸드 외에 커피전문점, 아이스크림 전문점, 외식 사업 등으로 확대하면서 수익구조가 악화되자 업계 1위인 패스트푸드의 아성마저 흔들리게 됐던 것으로 보고 있다.
‘드라이브스루’ 매장을 적극적으로 늘려간 맥도날드와 달리 적극적인 투자를 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실제 롯데리아가 운영하는 브랜드 중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곳을 패스트푸 뿐, 이 외에 커피전문점, 패밀리레스토랑, 아이스크림 브랜드 등은 모두 경쟁사에 뒤처지는 중이다. 해외 계열사에서 지속적으로 손실이 발생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안팎의 과제가 산적했다는 이야기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패스트푸드업계는 향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현재 전략적 투자자(SI) 찾기에 나선 상황. 업계에서는 맥도날드가 SI에게 지분을 일부 매각한 뒤, 국내 매장을 늘리는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마스터프랜차이즈 전환 및 합작법인 설립, 기업공개(IPO) 등의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 2월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된 버거킹코리아 역시 매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중이다. 이 회사는 2013년 프랜차이즈로 전환한 후 161개였던 매장을 3년만에 230개로 늘렸다. 버거킹은 내년까지 매장을 30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SPC그룹은 올 초 미국 뉴욕의 대표적인 햄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을 국내에 도입하기로 하고 오는 6월 강남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패스트푸드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얼마나 브랜드 이미지를 가꿔가며 새로운 메뉴와 신선한 서비스를 제공할지가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