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나래 기자] 오릭스PE와의 계약 해제로 현대증권 매각 추진이 원점으로 돌아오면서 이해관계자들간 희비가 엇갈린다. 또 이번 매각 무산에 따라 다음 매물인 대우증권 매각 딜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현대그룹과 맺은 매각 거래 종결기한(16일)이 지난 오릭스PE가 19일 계약해제를 공식 통보, 현대증권 매각이 무산됐다. 앞서 지난 6월 오릭스PE는 현대증권 최대주주인 현대상선으로부터 현대증권 경영권과 주식 22.56%를 6512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고 인수를 추진해 왔다. 이후 현대증권의 새 수장으로 김기범 전 대우증권 사장을 내정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임시주주총회를 세 차례 연기하며 인수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결국 오릭스PE는 일본 본사와의 협의를 진행했지만 자베즈파트너스 이면계약, 현대그룹 파킹딜 논란, 한국내 일본계 투자자금에 대한 부정적 시각 부담 등에 부담을 느꼈다는 공식입장을 19일 전달했다. 일각에선 롯데 이슈가 이번 현대증권 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대부업체가 국내기업을 인수한다는 부정적 여론에 더해 최근 롯데그룹의 형제간 지분싸움과 정체성 논란이 반일감정으로 확대되며 부담이 가중됐다는 분석도 있다"고 전했다.
현대증권 매각이 일단 무산되면서 관련업계에선 이달 초 시작된 대우증권 매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이번 현대증권 매각 무산이 대우증권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낙관하는 분위기다. 금융위는 대우증권의 매각 일정은 기존대로 진행하는데 차질이 없을 것이란 입장을 재차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우증권의 매각주체는 산업은행이기 때문에 정부와 협의해서 차질없이 진행 중이다. 현대증권은 채권은행들과 협의는 하게 돼 있지만 원칙적으로 그룹이 결정하는 것 아니냐. 서로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현대증권에 대해선 곧바로 매물로 내놓긴 다소 부담스러울 것으로 봤다. 금융위 고위관계자는 " 현대증권의 매물이 바로 당장 다시 나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현대증권에 투자자들 관심이 없는 상황이어서 시장에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대우증권 매각에 시장의 모든 관심이 집중돼 있다"며 "대우증권 인수에 실패한 증권사가 현대증권 인수후보로 나서지 않겠냐는 관측도 있는데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봤다.
현대증권 내부에서도 이번 매각 무산과 관련,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현대증권 임원들은 나간다고 생각했을텐데 매각 불발로 구사일생한 것과 다름 없다"며 "현대증권 임원들은 매각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현대증권 직원들 입장은 다소 다르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매각 불발로 직원들 사이에 동요는 없다"며 "이미 구조조정을 겪은 터라 별다른 반응이 없다"고 답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대증권이 빨리 매각되길 바란다"면서 "오히려 매각이 결정되는 것이 불확실성도 없고 사내복지나 처우측면에서도 더 좋을 것"이라고 전해왔다.
한편, 현대증권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다만, 현대증권은 오늘(20일) 오전 윤경은 대표 등 긴급 이사진 회동을 갖고 오는 23일로 예정된 임시주총을 취소했다. 현대증권은 지난 8월 말 임시 이사회를 열고 김기범 전 대우증권 사장을 내정한 바 있다. 이에 김기범 전 사장은 인수단을 꾸리면서 현대증권 인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매각 불발로 입성이 불가능해졌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당분간 윤경은 사장이 대표이사로서 업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