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시간과의 싸움…빠르고 자신있는 문제순으로 풀어라"
[뉴스핌=강효은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하반기 공개채용(공채)이 중반부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한글날인 오는 9일 현대자동차의 정기 신입 공채 2차 관문인 인적성검사(HMAT;Hyundai Motor Group Aptitude Test)가 실시된다.
인적성검사는 언어이해(25문항, 30분), 논리판단(15문항, 25분), 자료해석(20문항, 30분), 정보추론(25문항, 30분), 공간지각(20문항, 30분) 등 5과목과 인성검사, 역사에세이순으로 진행된다.
현대차의 신입 공채 서류 발표 예정일은 2일 금요일. 서류 전형에 합격한 수험생들은 약 일주일의 짧은 시간동안 2차 필기전형 준비에 임해야 한다.
취업 컨설팅 전문가들은 언어이해와 논리판단, 자료해석 영역과 관련해 '속독 연습'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단시간 내에 정확하게 많은 문제를 풀어내는 것이 합격으로 갈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 다만, 전문가들은 언어 영역은 적당한 요령을 필요로 하지만 공간지각 등 수리영역은 단시간 내에 점수를 올리기엔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 현대자동차의 인적성검사 시험이 체력전과 지구력싸움으로 통하는 만큼 시험 당일날 최상의 컨디션을 구축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조언이다.
◆ 언어이해 '사설' 읽어야…공간지각 "단기간 점수 올리기 힘들어"
김세준 국민대 겸임교수 겸 취업 컨설턴트(전 아시아나항공 인사팀 근무)는 언어이해와 논리판단, 자료해석 영역에 대해
사실상 시간싸움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신문 '사설'을 가장 좋은 교재로 꼽았다.
김 컨설턴트는 "현대차와 삼성, SK의 언어이해 영역 지문이 상당히 길기로 유명하다. 특히 긴 지문에 문제가 한개씩 나오기 때문에 평소에 문제를 빨리 읽는 습관이 중요하다"며 "회사에서는 문서를 가지고 일하기 때문에 그러한 능력을 여기서 판단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원하는 것은 빨리 읽고 문제를 정확하게 푸는 것이라서 요령이 필요하긴 하다"며 "이러한 점에서 사설이 가장 좋은 교재라고 생각되고 평소에 사설을 빨리 읽는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용이 길기 때문에 지문을 먼저 보고 답을 찾아가야 한다. 주제나 제목을 찾는 문제는 주로 문장 첫문단과 끝문단에 가장 많이 나온다"고 조언했다.
그는 인적성검사를 준비할 때 사설 읽는 습관을 들이면 실제로 점수도 올라가고 에세이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험 전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것 또한 사고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자동차에 근무 중인 김모씨(27)는 "언어영역은 시간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손이 아닌 눈으로 풀어야 된다"며 "순발력이 생명이고, 특히 기출문제를 풀면서 시간을 쟀고 자주 틀리는 유형은 따로 오답노트를 만들어서 복습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취업 컨설턴트는 "자료해석 영역은 자료 내용 자체가 어렵진 않은데 보기를 다 계산해야 하는 문제도 나온다. 사실상 시간싸움"이라고 말했다.
그는 논리판단에 대해선 "제시된 명제나 진술을 분석해 논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결론을 도출하는 유형과 제시된 정보와 조건을 분석해 논리적으로 문제를 추리하는 경우의 수 유형이 있는데 삼단논법의 경우엔 문장을 가정오가 결론으로 분할해 기호화하거나 도식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간지각 영역에 대해선 단기간 내에 공간능력을 끌어올리기는 힘들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에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버릴 문제는 빠르게 버리고 자신있는 문제는 확실하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기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컨설턴트는 "공간지각 영역은 직관이다. 건축학부 학생들이나 공간능력이 뛰어난 친구들이 있는데 그런 친구들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 간혹 요령으로 풀 수 있는 문제들이 2~3개 정도 나오긴 하지만 나머진 직관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며 "공간능력은 전공 아니면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해커스잡에 근무 중인 취업 컨설턴트 역시 "공간지각은 바로 준비할 수 있는 대안이 없다"며 "가장 요령이 덜 들어가는게 공간지각 영역이라 단기간 내에 준비하는게 무리가 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어 "현대차는 방정식이 나오는건 아니기 때문에 평소에 경제신문을 많이 보는 것 또한 도움이 된다"며 "유형을 다룰 수 있는 유형문제집과 실전문제집을 분리해서 풀어보는 것 또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유형문제집을 통해 각 영역별 유형을 익히고 실전 감각을 키우기 위해 실전문제집을 풀어 현장에서 최대한 빠른 속도로 문제를 풀어나가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역사에세이, 현안과 관련해 준비"
전문가들은 역사에세이에 대해서 시험을 위해 역사를 전반적으로 공부하는 것보다 신문을 토대로 최근 이슈와 관계된 내용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세준 취업 컨설턴트는 "역사에세이는 아는 부분이 나오면 다행이지만 모르는 부분이 나올 경우에도 요령껏 써내려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예를 들어 '조선의 왕이 어떠한 정책을 실시했다. 왜일까?'라고 문제가 나왔을 때 왕을 잘모르면 왕을 빼고 그 정책에 대한 얘기를 풀어나가고 결론부분에 이 왕이 이런부분에서 그런 정책을 실시하지 않았겠냐라고 쓸 수 있는 요령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들이 어떤 주제가 나올지를 고민하는데 교과서는 안보는 것을 추천한다"며 "기업은 경제적인 면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역사를 전반적으로 공부하기엔 무리가 있고 위키피디아에 을미년을 쳐서 정리된 역사적 사건 위주로 정리하고 가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예상 문제로 '2015년 을미년과 관련된 사건', '정주영 회장 탄생 100주년', '광복 70주년', '통일 신라' 와 관련된 문제 등을 꼽았다.
지난 상반기 현대차는 역사에세이 문제로 ′현대자동차의 5개 핵심가치 중 두개를 선택해 역사적 사건과 연관지어 설명하라′,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에 대해 본인의 입장을 서술하라′ 2개의 문제를 출제했다. 응시생들은 두 문제 중 한 문제를 선택해 30분의 제한시간 동안 700자 가량을 채워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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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인적성검사(HMAT) 기출 예시. <제공=인크루트 취업학교> |
◆ 인성검사 '솔직하게' …"현대차 시험 '체력전', 컨디션 조절 "
지난 상반기 실시된 현대차의 2차 시험은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약 6시간 동안 진행됐다.
언어이해(1교시), 논리판단(2교시), 자료해석(3교시)을 마치고 15분간의 휴식 시간을 거쳐 정보추론(4교시), 공간지각(5교시)의 적성검사를 끝냈다. 이후 곧바로 인성검사가 진행됐고, 두번째 쉬는 시간을 거쳐 역사에세이가 진행됐다.
인성검사에 대해 모든 전문가 및 현직들은 '솔직함'을 누차 강조했다. 김세준 컨설턴트는 "인성검사는 인성검사 허구응답 필터링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솔직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나는 꼼꼼하다. 나는 평상시 노트필기를 잘한다의 두 문제가 나오면 같은 결과가 나와야 한다. 문제들이 비슷하게 계속 돌아가는거고 다른항목으로 인해서 들통이 나게 돼있기 때문에 그냥 무조건 솔직하게 풀어야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취업 컨설턴트 역시 "시험을 본 사람들 전체 평균이 본인의 점수와 그래프로 비교되서 나온다"며 "푼 문제 중 맞춘 문제가 결과로 나오기 때문에 확실하지 않는건 찍지 않는게 좋다"고 말했다.
이에 시험 당일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현대차의 2차 시험은 총 6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장시간 싸움이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판단력 유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입사 시험을 칠 때 두뇌 회전에 도움이 되는 견과류를 틈틈이 먹었던 것 같다"며 "전날 너무 이르지도 않고 늦지도 않은 시간에 맞춰 잠을 잤고, 따뜻한 물을 많이 마시며 컨디션 조절을 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효은 기자 (heun2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