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현지 기자] 올 상반기 수십억원의 평가이익으로 부러움의 대상이던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스톡옵션(Stock option, 주식매수선택권)이 1~2개월새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주식거래대금 급증으로 상승 랠리를 이어가던 증권주가 증시 변동성에 급락을 이어가면서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의 스톡옵션 평가이익 30억원 가량이 최근 사라졌다. 키움증권 주가(4일 종가기준)는 5만3700원으로 권 사장의 스톡옵션 행사가 5만2273원을 웃돌고 있지만 주당 8만원을 넘어선 지난 4월과 비교했을 때 평가차익은 2억2600만원 수준으로 급갑한 것.
행사가능 수량은 15만8944주로 행사기간이 내년 5월 28일까지여서 불과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권 사장은 올해 3연임에 성공한데다 아직 임기가 2018년까지 남아있는 만큼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뿐 아니라 대부분 상장사 대표들은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 되도 책임경영이라는 측면에서 선뜻 행사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퇴임시기에 맞춰 스톡옵션을 행사하는게 가장 이상적인 해결방법이지만 임기가 한참 남아있는 경우 오너나 주주의 눈치를 보게 될 수밖에 없다"고 전해왔다.
권 사장은 지난 6월 스톡옵션 행사시기에 대해 묻자 "노코멘트"로 일관, 예민한 사안임을 드러내기도 했다.
물론 임기 중에 스톡옵션을 행사하는 경우도 있다. 키움증권 대표를 거쳐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지낸 바 있는 김봉수 전 이사장은 지난 2005년 스톡옵션을 행사해 35억원이 넘는 평가차익을 거뒀다. 그는 이후 2009년까지 4년 더 키움증권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현재 주가가 스톡옵션 행사가보다 낮은 경우도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최희문 대표는 지난 3월 말 290만주 스톡옵션을 받았다.
하지만 메리츠종금증권 주가는 4300원으로 행사가격 4710원을 밑돈다. 상반기 고점인 7500원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약 80억원의 평가이익이 단 몇개월새 증발했다. 다만 최 대표의 스톡옵션 행사 가능 시기는 오는 2020년 1월 1일부터 시작돼 아직 시기적으로 여유로운 편이다.
지난 6월부터 스톡옵션 행사가 가능해진 조웅기, 변재상 미래에셋증권대표 역시 회사 주가가 행사가를 한참 밑돌고 있는 상황. 현주가는 행사가 5만5000원대비 32.5%나 낮은 3만715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증권사 한 임원은 "임원이나 사장이 스톡옵션을 행사하기 어려운 사내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하는데 사실 요즘 속끓이는 CEO들이 좀 있을 것"이라며 "통상 근속 2년 이후부터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이 충족되는데 서류상 명시하지 않더라도 암묵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시기를 정해놓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