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국거래소의 해외사업을 총괄하게 된 신홍희 국제사업단장은 3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서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IT기술 수출을 거래소의 핵심 수익원으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거래소는 코스콤과 손잡고 지난 2007년 말레이시아에 채권시스템 수출을 시작했다. 이어 라오스와 캄보디아에 해외합작거래소 시스템을 마련했고, 올해는 태국의 청산결제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올해 6월 태국의 청산결제시스템이 가동되면 거래소는 매매 청산결제 시장감시 상장공시 브로커시스템 등 증권시장 운영에 필요한 모든 시스템을 갖춘다.
올해는 아제르바이잔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등에 IT수출을 꾀하고 있는데, 동남아를 넘어 중동과 동유럽까지 그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게 신 단장의 목표다.
신 단장은 "그동안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라오스·캄보디아 합작거래소가 초기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해외사업 전체가 비판을 받았던 점이 안타깝다"며 이같이 당찬 계획을 드러냈다.
사실 증시 시스템이 안착하고 수익을 내기까지 최소 수 년 이상 시간이 걸린다. 단순히 시스템만 있어서는 안되고 법과 제도가 정비되고 투자자들의 의식까지 높아져야 제대로된 시장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단장은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스템 수출 기반이 만들어졌고 이후 상당규모의 IT수출이 이어져 온 만큼, 초기 투자가 결실을 맺을 때까지 어느정도 기다려주는 인내가 필요할 것" 이라며 "올해 거래소 공공기관 지정해제를 계기로 적극적인 해외사업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데 있어 한국거래소의 큰 강점을 묻자 신 단장은 '고객맞춤형' 서비스라고 답했다.
"우리 거래소는 해외 사업을 추진할 때 무조건 우리 것이 좋다는 식의 접근을 하지 않는다. 그 나라 제도나 문화에 어울리도록 고객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강점이 있다. 이같은 점이 해외 사업자들에게 크게 어필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해외의 다른 유수의 거래소 시스템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도 강점 중 하나다."
그는 향후 거래소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글로벌 빅(Big) 7 거래소'라고 거침없이 답했다. 진정한 글로벌 거래소로의 도약을 위해 IT기술 수출뿐 아니라 신흥 유망거래소의 지분인수 및 해외 IT 업체와의 협력도 추진할 예정이라는 게 신 단장의 설명이다.

신 단장은 "최근 자본시장은 시·공간 개념이 사라지면서 전세계 거래소가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데, 여기서 살아남기 위해선 진정한 글로벌거래소로 탈바꿈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관행과 제도, 나아가 마인드까지 변화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해외사업부가 각 사업분야의 매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래소에 25년간 몸담아온 신홍희 단장. 그가 해외사업부에 발을 담은 것은 사실 입사 첫 해부터라고 했다. 그는 입사 후 4년간 국제사업부에서 기반을 닦은 뒤 주가지수옵션시장 도입 태스크포스팀, 거래소통합 실무반,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도입과정 참여 등을 거치며 굵직한 증시의 굴곡의 현장과 역사를 지켜봐 왔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