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전선형 기자] 은행·증권업계를 주무르던 금융권 전직CEO들이 보험사로 속속 몰리고 있다. 관피아·모피아 논란으로 '사외이사 구인난'을 겪고 있는 보험사들의 대안이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이 PCA생명 사외이사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사장은 씨티은행 금융기관담당 영업부장과 북미담당 영업이사 등을 거쳐 PCA투신운용 대표이사, 우리투자증권 사장을 역임하는 등 증권업계에서 명성을 떨쳤다. 지난해말에는 금융투자협회 회장 선거에도 출마한 바 있다.
PCA생명 측은 "은행·증권·자산운용 경력을 통한 금융권의 전반적인 지식과 실무경험이 풍부해 후보로 추천됐다"며 "이후 공식절차를 거쳐 정식으로 선임되게 된다"고 전했다.

삼성생명도 지난 3월 은행권 거물인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임기는 총 3년으로 오는 2018년 3월 13일까지다.
윤 전 행장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출신으로 기업은행장에 이어 외환은행장을 잇달아 맡으면서 민간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황 전 사장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은행연합회장에 거론되며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물이다.
특히 최근 윤 전 행장은 법무법인 세종의 고문으로 선임되면서 이슈가 된 바 있다.
법무법인 세종은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한국 정부를 상대로 5조원대 투자자-국가소송(ISD)을 제기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대리인이다. 윤 전 행장은 금융위 부위원장과 외환은행장을 지내면서 론스타 소송문제를 관리했었다.
이외에도 소재광 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도 지난 2011년부터 BNP파리바생명의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다. 소재광 부사장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LG카드 전략기획팀 부장, 신한카드 경영관리담당 상무, 신한카드 부사장 등을 거친 ‘카드전문가’다.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보험사들의 금융권 CEO 모시기 행보를 두고 '사외이사 구직난 해결의 일환'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관피아·모피아 논란을 비켜가면서 금융권 내에서 영향력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보험사들은 마땅한 사외이사를 구하지 못해 빈자리도 비워두거나, 기존 인물들을 재선임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권 내 까다로운 사외이사 선임 규정 탓에 마땅한 인물을 구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보험사의 경우 전문성이 요구되는 곳인데, 관출신과 경쟁보험사 임원들을 제외하고 나면 한정적인 틀안에서 사람을 구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나마 은행이나 지주 출신 인물들은 보험과 업무적 연관·전문성이 크게 배제되지 않고 인맥도 풍부해 최근 선호하는 추세”라며 “전직 CEO 입장에서도 쏠쏠한 보수가 보장돼 많이들 찾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험사 사외이사의 보수는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지난해 보험사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사외이사들에게 평균 7800만원 선의 연봉을 지급했고, 한화생명은 약 5200만원, 삼성화재도 약 7800만원을 지급했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