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효진 기자]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를 이끌며 '북유럽 호랑이'로 불리던 핀란드가 부진의 늪에 빠졌다. 주요 교역국의 통화약세와 경기침체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까닭이다.

레이요 헤이스캐넨 OP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9일(현지시각) 핀란드 국영방송 윌레(YLE)와의 인터뷰에서 "핀란드 경제가 소폭 개선되고 있다고 하지만 생각보다 강하지 않고 유로존과 비교하면 여전히 저조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앞서 지난 13일 발표된 올해 1분기 핀란드 국내총생산(GDP) 잠정치는 0.1% 후퇴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같은 기간 경제가 후퇴한 곳은 국가부도 우려가 고조된 그리스가 유일하다. 재정위기가 여전한 이탈리아(0.3%)와 스페인(0.9%)보다 저조한 결과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는 이미 지난해 10월 "핀란드 경제가 장기 침체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했다.
여러 요인 중에서도 수출부진에 따른 타격이 가장 심각하다. 최대 교역국인 독일 수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2·3위 교역국인 스웨덴과 러시아 시장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최근 각종 부양책에도 경기후퇴가 두드러지자 중앙은행이 금리인하로 크로나화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압력이 거세졌다. 금리인하로 크로나화가 약세로 전환할 경우 핀란드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스웨덴 기업들에 밀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러시아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루블화가 연초 대비 20% 이상 오르며 반등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경제개혁이 동반되지 않은 탓에 내수를 위축시키는 등 오히려 또 다른 타격을 입히고 있는 까닭이다.
핀란드 싱크탱크 펠레르보 경제분석연구소 파시 홈 대표는 "크로나/유로화 약세는 스웨덴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을 높여줄 뿐더러 러시아 경제침체는 핀란드 수출을 얼어붙게 만드는 배경"이라며 "수출 시장에서 핀란드가 점유율을 잃고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차기 총리로 내정된 유하 시필레 중앙당 대표는 40억유로 규모의 긴축안을 제시했다. 핀란드 재무부는 세금인상과 지출축소 등 구체적인 방안을 포함한 60억유로 규모의 재정긴축을 언급하기도 했다.
긴축에 대한 내부 반발도 만만치 않다. 수출이 둔화된 상황에서 긴축정책 도입으로 경제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다.
오스모 소이닌바라 핀란드 녹색당 총수는 "수출 부진이 해결되지 못한 상태에서 긴축안은 경제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현 상황을 낙관적으로 평가하는 의견도 있다. 국민기업 노키아의 몰락이 빚어낸 충격이 오히려 핀란드 경제를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인기게임 앵그리버드를 제작한 게임사 로비오와 클래시오브클랜을 제작한 슈퍼셀 등 핀란드 스타트업들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새롭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에로 레토 헬싱키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노키아 몰락으로 한 곳에 집중됐던 돈과 기술자들이 시장에 풀리면서 핀란드 신생기업(스타트업)들이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맞았다"며 "이같은 창조적 파괴 과정은 경제를 반등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