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취임 1주년 기념 출입기자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인 1.75%까지 내려와 있음에도 향후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서는 추가 금리인하 조치가 가능함을 시사한 셈이다.
그는 다만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저성장·저물가 고착화 우려가 있고 일부에서는 디플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면서도 “우리경제가 침체나 디플레로 갈 것이라는 비관적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근거로 물가가 광범위하게 떨어지지 않고 있고 근원인플레도 여전히 2% 중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을 예로 들었다.

그는 다만 “부채증가가 소득증가보다 높다는 점과 구조적인 면에서 고정금리와 분할상환대출비중이 낮은 점, 그리고 취약계층 문제 등이 있지만 금융권의 손실 흡수력 등을 감안했을 때 현재 대규모 부실화에 따른 금융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금리인하 효과가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효과는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인하 효과가 경제구조변화, 파급경로변화 등에 따른 제약이 있지만 통화정책 효과는 있다”고 전했다.
◆ 과도한 압력 바람직하지 않아..한은 중립성 외부에서 도와야
이 총재 재임 1년간 불거졌던 통화정책에 대한 과도한 압력 내지 기대, 그리고 최근 불거진 소통문제에 대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그는 “1년을 돌아보면 우리경제와 한은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기대와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때로는 한쪽방향으로 쏠렸고 때로는 상충된 방향으로 나타나기도 했다”며 “통화정책이 만병통치약이 아님에도 과도한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그만큼 (우리경제가) 어렵다는 반증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책 대응이나 시기, 강도, 소통면에서 비판이 있다. 노력이 부족한 탓도 있어 배전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면서도 “한은의 기본 책무나 통화정책에 대한 이해부족 측면도 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정책을 펴야하는 한은은 정부와 분리돼야 한다. 단기성과나 다른 주체들에 비해 한층 신중할 수밖에 없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소통에 대한 비판이 (지난 1년간 가장) 아팠다”면서도 “좌회전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은 안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신호를 늦게 켰으면 몰라도 좌회전을 켜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외부압력에 따른 한은 독립성 훼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토했다. 그는 “여러 상황이 의심받을만한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시장에 영향을 줬고 통화정책 중립성이 의심받았다”며 “통화정책과 관련해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의 언급은 신중하고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금통위원들도 본연의 업무에 맞게 금융경제 상황에 따라 (통화정책을) 운용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 미 금리인상 6월·9월 다 상정해서 정책운용..한 정책운용 중요기준
미국 연준(Fed)의 금리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9월 가능성을 높게 봤다. 다만 여전히 6월 인상 가능성도 있는 만큼 두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향후 정책을 펴겠다는 방침이다.
이 총재는 “Fed 금리인상 시점은 후반기경이라는게 시점에 관한 유일한 의사표명”이라면서도 “앞서 전제가 Fed는 통화정책을 자료에 기반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빨리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빨리한다면 6월, 일반적이면 9월이라는게 통상적인 관측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이 총재는 “미국이 빨리 인상하는 것과 늦게 인상하는 것을 다 상정해서 정책을 운용하려 한다”고 전했다.
이와 연계해 한은의 금리인상 시기와 관련해서 이 총재는 “Fed의 금리 인상과 향배가 중요한 기준은 맞다”면서도 “그것만 갖고 통화정책을 펴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그는 “앞을 보는데 부족했다. 소통은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된다. 경제전망에 기초해 시그널링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정책결정을 해 정확도를 높이는게 신뢰회복과 소통의 기본이다. 일관성있게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