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SK텔레콤의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위반을 묵인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시행한 SK텔레콤의 ‘T가족포인트’ 프로그램 폐지를 허가하면서, 이 프로그램에 가입한 이용자가 포인트를 통한 유사(우회) 보조금 사용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1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날부터 T가족포인트 프로그램을 폐지했다. 미래부의 지난주 T가족포인트 프로그램 폐지 허가에 따른 것이다.
T가족포인트 프로그램은 가족결합상품으로, 가입자는 단말기 교체 시 포인트를 통해 결제할 수 있다. 때문에 SK텔레콤은 최근 유사 보조금이라는 우려에 프로그램을 폐지하게 됐다.
기존 T가족포인트 가입자 850만명은 오는 5월 17일까지 포인트를 적립받을 수 있다. 지난해 11월 가족 5명이 가입했다면 매월 2만5000포인트씩 6개월 동안 총 15만포인트가 적립된다.
이들 가입자는 적립된 포인트를 36개월간 유사보조금 등에 이용할 수 있다. 미래부가 T가족포인트 프로그램 폐지를 허가하면서 이 프로그램 가입자들이 유사보조금을 쓸 수 있도록 내버려둔 것이다. 소비자 차별을 없애자는 단통법을 SK텔레콤과 함께 위반한 셈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단말 구입 시 활용하는 포인트는 유사 지원금에 해당될 수 있어 부득이하게 종료하게 됐다”며 “새로운 상품·서비스를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미래부는 이통사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이통사의 상품·서비스는 사업자가 개발하고 출시하는 만큼,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는 얘기다.
미래부 통신이용제도과 관계자는 “사업자가 제공이 불가능하겠다고 하는 서비스를 정부가 소비자를 위해서 무조건 하라고 할 수 없다”며 “(비용 등 이유로) 기업이 중단하는 프로그램을 우리가 강제로 연장시킬 권한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업계는 미래부가 시행 4개월만에 중단할 서비스를 허가했다는 점에서 통신 시장과 이용자를 혼란스럽게 만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의 핵심 취지인 이용자 보호를 위해 이통사의 상품·서비스 신고 기준을 구체화해야할 것”이라며 “기업 잘못이든, 정부 잘못이든 이번 T가족포인트 폐지에 따라 피해 소비자가 발생하게 된 것은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미래부는 올해 주요 정책 과제로 이통사간 경쟁을 유도, 가계통신비를 낮추겠다고 했다. 하지만 상품·서비스에 대해 허가 후 뒤늦은 후속 조치로 인해 통신비 절감은 고사하고, 소비자만 피해를 보게 됐다. 후속 조치 보다 신고 과정에서 면밀한 검토가 우선돼야 상품·서비스의 공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통사가 18개월 이후 반납조건을 전제로 해당 단말기의 미래 시세를 책정한 ‘중고폰 보상제’도 지난해 10월 출시됐으나 방송통신위원회는 T가족포인트와 같은 이유로 지난달 중순이 돼서야 사실 조사에 나선 바 있다. 사실 조사 후 SK텔레콤과 KT는 중고폰 보상제를 폐지했고, LG유플러스는 유지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