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맥주 공세ㆍ후발주자 도전 떨쳐야
[뉴스핌=이연춘 기자] 경영 일선에 나선지 한달이 지난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오비맥주 대표의 앞날이 산 넘어 산이다.
국내 맥주시장이 수입 프리미엄 맥주 공세와 경쟁업체의 도전 등으로 프레이레 대표의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산화취' 논란 이후 제자리 걸음인 점유율마저 걸림돌이 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를 재인수한 주류기업 AB인베브는 나빠진 경영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표이사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해 11월20일 브라질 출신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사장을 내세우는 등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브라질 태생인 프레이레 대표는 오비맥주 대표이사에 자리를 옮기기 전 AB인베브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APAC)의 통합부문 부사장을 역임했다. 1996년 AB인베브 입사 이후 18년 동안 영업 ·생산·구매·물류 등 요직을 거친 글로벌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대표취임 한달이 지나도 가시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자 국내 주류 상황을 모르는 그가 제대로 대처할 수 있겠냐는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오비맥주가 국내 1위를 수성할 수 있는 데는 장인수 부회장의 영업력 등이 크게 작용했다"며 "프레이레 대표가 각국 맥주 시장의 특성이나 영업 스타일이 다른 상황에 국내에서 효과적으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프레이레 대표는 올해 뾰족한 경영 계획마저 세우지 못하고 있다. 엎친데 던친 격으로 오비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산화취' 논란 이후 정체상태다.
A대형마트의 맥주업체별 맥주 판매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오비맥주 56.5%, 하이트 35.6%, 롯데주류 8.0%로 나타났다. 오비맥주는 '산화취' 논란 전인 60%대에서 3~4% 포인트 떨어졌다. 롯데주류는 4%에서 8%로 두배 이상 성장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B대형마트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산화취 논란 전인 상반기 54.8%에서 50.2%로 하락했다. 하이트는 32.3%에서 31.9%로 소폭 하락했지만 롯데주류는 15.3에서 18.8%로 상승했다.
편의점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다.
C편의점의 국산맥주 브랜드별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오비맥주는 지난해말 기준 56.3%를 기록해 산화취 전 58.6%에 넘어서지 못했다. 하이트는 12월 기준 31.7%로 전월대비(30.4%) 1.4%포인트 늘었다. 롯데주류는 8.9%에서 12.0%로 상승폭이 컸다.
다만 프레이레 대표가 취임 한달밖에 안돼 성적을 논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내부적인 요인보다는 외부적인 영향이 크다는 얘기가 오비맥주 안팎의 분석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맥주시장 1위 자리를 한층 더 확고히 다지기 위한 공격적인 경영체제 개편"이라며 "현재 프레이레 대표가 올해 오비맥주 사업전략과 국내 맥주 시장 상황을 살피는 등 경영 구상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비맥주가 주춤하는 사이 하이트와 롯데주류는 오비맥주를 향한 추격전에 속도가 붙고 있다. 하이트와 롯데주류는 맥주 유통망을 강화하고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하이트 측은 "내부적으로 맥주 판매가 지난해 1분기를 저점으로 점차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하이트 리뉴얼 이후 수요가 회복되고 있고 영업소에 공급을 크게 확대했다"고 말했다. 롯데주류 측은 "클라우드의 생산량이 전체 맥주시장의 3% 수준임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라며 "클라우드 견학관 활성화, 클라우드 전용홍보관 강화 등 다양한 마케팅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