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신세계그룹은 올해도 신년사가 없다. 2013년부터 벌써 3년째다.
지난 2009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경영일선에 나선 이후 2010년 '온라인 사업 강화', 2011년 '미래 10년 준비', 2012년 '성장·공존'을 신년 경영화두로 던졌지만, 최근에는 별다른 신년사 없이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
신년사가 없는 것은 신세계가 나아가 방향과 경영목표가 그만큼 명확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정 부회장은 요즘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사 19층 집무실에서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아 '큰 그림' 그리기에 몰두하고 있다.

앞서 정 부회장은 올해 베트남을 시작으로 아세안 4개국 진출 원년의 해로 글로벌 사업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해 "베트남에 이마트 1호점을 개점한 뒤 성공하면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회원국에 진출하겠다"며 "이미 4개국에 대한 사업 타당성 조사는 검토를 마쳤다"고 밝혔다. 베트남 1호점은 올해말 개점할 예정이다.
신세계는 지난해 베트남 호찌민 고밥신도시 지역에 이마트 1호점 건립 부지를 확보했다. 지난해 현지 당국으로부터 자본금 6000만달러 규모 투자 승인을 받았다. 앞서 7월에는 호찌민공항 부근 떤푸 지역에 이마트 2호점 부지도 매입했다. 신세계가 해외 진출하기는 베트남이 두번째다.
뿐만 아니라 내수경제가 침체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지만 이에 위축되지 않고 올해 정 부회장은 신세계그룹의 복합쇼핑몰 개발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신세계와 이마트가 지분 100%를 보유한 신세계프라퍼티가 지난해말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복합쇼핑몰 개발을 위한 자금 조달에 나섰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지난 12월23일 계열사인 신세계프라퍼티가 3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같은날 신세계프라퍼티 자회사인 신세계투자개발도 2402억원의 유상증자를 공시했다. 이 자금은 복합쇼핑몰 개발에 필요한 부지매입 및 운영자금으로 사용된다.
이번 유상증자를 시작으로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이마트와 신세계가 복합쇼핑몰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실제로 신세계그룹은 하남유니온스퀘어를 비롯해 고양 삼송, 인천 청라, 경기 안성 등 4곳에서 복합쇼핑몰 건립을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하남을 제외한 3곳 사업을 전담하고 있었지만 하남유니온스퀘어는 신세계가 사업을 담당해왔다.
여기에 시내 면세점 쟁탈전에 신세계도 사활을 걸 전망이다. 선제적 대응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서울 부산 제주에 시내 면세점을 추가로 허가하면서 대기업 참여도 허용하는 쪽으로 방침을 세우자 신세계도 면세점 특허를 따내기 위한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신세계는 대기업이긴 하지만 면세점에선 후발 주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신세계는 2012년 부산 파라다이스 면세점을 인수하면서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김해공항 면세점을 포함해 두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신세계 측은 "후발 사업자를 육성해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80%를 점유하고 있는 면세점시장의 경쟁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며 "백화점·패션사업의 노하우를 활용해 외국인 관광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일각에선 "정 부회장이 이마트 중국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칼을 빼들 것이고 이번 베트남 진출은 그 시작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40대 후반의 젊은 오너인 만큼 '정용진號 경영'에 올해 어떤 밑그림을 그려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