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연주 기자] 국내 기업들의 3분기 매출액 증가율이 5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환율 및 유가가 하락하는 가운데 투자 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해 기업들의 덩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3/4분기 상장기업 경영분석'을 보면 상장기업 1519개와 주요 비상장기업 151개의 3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3.2% 감소했다. 2009년 2분기(-4.0%)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올해 들어 기업 매출액은 1분기 소폭 상승(1.5%)한 이후 줄곧 뒷걸음질 치고 있다. 특히 제조업 매출액은 -5.19% 감소세를 보여, 이 역시 2009년 2분기(-5.5%) 금융위기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원화 가치가 높아 일부 수출 기업에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달러 평균환율을 보면, 작년 3분기는 1087.4원이었으나 올해 3분기에는 1033.2원으로 5.0% 하락했다.
또 스마트폰 사업 부진이 이어져 전기전자 업종 매출액이 크게 줄었다. 전기전자 업종 매출은 전년보다 13.7% 감소했으며, 2005년 2분기(-10%)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유가 하락 여파도 컸다. 석유제품가격 하락으로 석유·화학(-0.4→-4.9%) 업종의 감소세가 확대됐다. 목재·종이 업종의 매출도 7.6% 감소했다.
반면 금속제품(-6.5→1.0%), 산업용기계(-0.7→2.6%), 조선(-8.7→2.8%)업종 등의 매출액은 전분기의 감소에서 증가세로 전환했다.
박성빈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수출 업체 위주로 원화환산 매출액이 전반적으로 안좋아졌다"며 "특히 전기·전자 업종은 스마트폰 판매 부진 영향이 컸으며 유가 하락으로 석유제품 가격이 하락해 석유·화학 업종 매출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업종의 경우 증가세로 전환했으나 전분기 마이너스 폭이 워낙 커 이에 따른 기저효과일 뿐, 그렇게 좋아진 것은 아니다"며 "전반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으니 기업들이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장성과 동시에 이익창출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수익성도 악화됐다.
기업들의 매출액영업이익률(5.1→4.2%)과 매출액세전순이익률(4.6→3.0%) 모두 전년동기대비 하락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을 업종별로 보면 전기전자,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의 업종은 하락한 반면 금속제품, 전기가스, 운수업 등의 업종은 전년동기대비 상승했다.
자동차 업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이 하락한 이유는 환율 요인과 더불어 파업 여파도 작용했기 때문이다. 조선업종의 영업이익률 하락은 일부 조선업체의 공사기간이 지연됐고 저가 수주도 발생해 영업손실이 발생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석유·화학업종의 경우 유가 하락에 재고평가 손실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기가스는 전기료가 인상된데다 연료비가 하락했고, 운수업도 연료비가 줄어 영업이익률이 개선됐다.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비금속광물, 산업용기계를 제외한 제조업(6.1→2.4%)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했으나 비제조업(2.2→4.0%)은 상승했다. 비금속광물의 경우 구조조정으로 자산처분이익이 늘었다.
수익구조도 나빠졌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매출원가 및 판매관리비' 의 비중확대로 전년동기대비 하락했고, 법인세차감전순이익률(4.6→3.0%)도 감소했다. 법인세차감전순이익률은 환율변동에 따른 외화환산이익 축소 영향으로 풀이된다.
박성빈 팀장은 "원/달러 환율이 전년동기대비 하락했으나 3분기 초부터 3분기 말까지는 상승해 외화부채부담이 증가했다"며 "전년동기에 비해 영업수지가 안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매출액영업이익률 하락으로 전년동기대비 하락(477.6→389.4%)했다. 이자보상비율이란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낸다.
이자보상비율 100~300% 구간(12.6→11.4%), 300~500% 구간(7.2→6.7%) 등의 업체수 비중은 축소된 반면, 100% 미만(29.5→30.5%), 500% 초과 구간(50.7→51.3%) 업체수 비중은 확대됐다.
한편 기업의 장기적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안정성'지표는 소폭 개선됐다. 2014년 3분기말 부채비율(94.3→92.7%) 및 차입금의존도(25.4→25.2%)는 전분기말대비 모두 하락했다.
단기적인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현금흐름' 지표를 보면, 2014년 1∼9월중 업체당 현금증가 규모는 전년동기(8억원)에 비해 증가한 18억원으로 집계됐다.
현금흐름보상비율은 61.0%로 전년동기(60.0%)에 비해 1.0%p 상승했다. 제조업은 영업활동 현금흐름 악화로 현금흐름보상비율이 전년동기대비 하락했으나 전기가스업 및 건설업은 매출채권이 줄어드는 등 영업활동 현금흐름 개선으로 해당 비율이 상승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