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골프전문기자]골프장이 성추행의 사각시대가 되고 있다.
골프장에서 일어난 박희태 전 국회의장과 신승남 전 검찰총장의 성추행 혐의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주장이 제기 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골퍼들의 캐디와 골프장 직원 성추행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A골프장 캐디마스터는 “캐디들의 성추행 불만이 많이 접수되고 있으나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캐디의 동반 골퍼가 회원이거나 사회적으로 지위가 있을 경우 성추행 신고가 접수돼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는데 어려움 점이 있다는 것.
많은 캐디들도 골퍼들의 성적 농담 등은 못들은 척 그냥 넘기고 있다. 수도권 B골프장의 한 캐디는 “골프장에 와서 라운드 중 성적 농담 한번 안 해본 골퍼가 있는지 묻고 싶다”며 “이런 골퍼들을 일일이 성추행으로 신고하면 거의 대부분의 골프장이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제라도 골프장 측이나 캐디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성추행에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캐디들의 말대로 골프장에서 성추행이 만연하고 있는 것은 골프장과 캐디들의 책임도 크다는 지적이다.
물론 골프장이나 캐디들의 애로사항을 모르는 바 아니다.
성추행 혐의를 신고하면 신상이 털릴 각오를 해야 한다. K골프장 한 캐디는 성추행 혐의 신고로 신상이 털려 이름과 사진 등이 SNS에 실리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은 사건 본질보다 개인의 신상에만 관심을 갖는다. 흥미 위주의 내용으로 SNS 등을 통해 삽시간에 퍼지는 것도 캐디들을 참고 견디게 만드는 요인 중에 하나다.
골프장에서 캐디들이 받는 성추행은 야한 농담이나 추근거림 등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나와 3개월만 살면 아파트 하나 준다”는 골퍼도 있다.
동반자들끼리 주고받는 성적 농담도 캐디가 수치심을 느낀다면 성추행에 해당된다. 따라서 성적농담이 계속되면 분명하게 불쾌감을 표시하는 게 좋다.
하지마누 캐디들이 불쾌감을 표시하면 장난친 걸 가지고 예민하게 군다며 오히려 골퍼들로부터 핀잔을 받는다고 한다.
골프장에서 신체접촉도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캐디 손을 잡거나 손으로 가슴을 툭툭 치는가하면 허벅지를 쓰다듬는 골퍼가 가장 많다. 좀 과감한 골퍼들은 뒤에서 껴안기도 하고 가슴까지 만진다는 것이다.

[뉴스핌 Newspim] 이종달 골프전문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