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수호 기자] # 오는 12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직장인 정씨(36)는 원래 SK텔레콤의 휴대전화와 SK브로드밴드의 IPTV 결합상품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신접살림을 서울시 강서구 염창동에 차리면서 기존의 SK 결합상품을 뒤로하고 KT만 써야하는 신세가 됐다.
기존에 받던 할인 탓에 그대로 계약을 유지하려 했지만 새롭게 이사가는 집에는 SK브로드밴드의 IPTV망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50만원의 보조금을 준다는 광고를 보고 또다른 IPTV 업체인 LG유플러스에 전화를 했다. 하지만 상담원은 그 아파트에는 망이 들어올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결국 그는 그동안 받았던 할인 혜택과 사은품을 SK브로드밴드에 반납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지원 금액이 상대적으로 적은 KT로 옮길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망 부족으로 시골 산간지역이 아닌 서울 한복판에서 조차 고객의 선택권이 제한받고 있다며 억울해했지만 망이 들어올 수 없다는 업체의 말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최근들어 IPTV 보조금 경쟁이 격화되고 있지만 정씨의 사례처럼 서울시 내부에서조차 망 진입 여부가 불투명해 고객의 선택권이 제약 받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더욱이 단통법 시행 이후, IPTV 묶음 상품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이사철 마다 계약을 해지해야 하는 소비자들의 부담마져 증폭되고 있는 현실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IPTV 가입자수는 지난 8월 1000만 가입자를 돌파한 가운데 이달까지 총 1020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업자별로는 유선망 업계 1위인 KT가 570만명, SK브로드밴드가 270만명, LG유플러스가 190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했다. 지난 2011년 이후 1500만명 선에서 정체된 케이블 TV 가입자수를 상당 부분 뺏어오면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다만 IPTV 최대망을 보유한 KT만이 유일하게 전국망을 보유해 상대적으로 망 시설이 부족한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의 IPTV를 이용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같은 지역임에도 건물마다 망이 들어오지 않은 곳이 있어 원하는 결합상품을 이용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최대 50만원의 보조금과 더불어 많은 양의 사은품을 내걸어 계약기간 내에 이사를 가게 되면 새롭게 이사하는 지역의 망 여부에 따라 계약 해지 비용(최대 30만원)을 내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다만 이 같은 내용을 계약시 설명하는 업체는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대량 보조금 유포에 앞서 망을 증설하는 것이 먼저가 아니냐는 지적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산간 도서지역이 아닌 서울 한복판에서도 같은 지역내 건물에 따라 IPTV망이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앞서 정씨의 예 처럼 서울 강서구와 영등포구, 관악구 지역의 아파트에도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사용 불가 지역이 적지 않다. 수도권지역으로 넓게 봐도 인천과 수원 등 주요 도시 역시 KT만 사용해야 하는 곳이 많다.
더욱이 지난 10월 단통법 이후,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해 결합상품으로 쏠리는 고객들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이사철을 앞두고 이 같은 소비자 불만은 더욱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고객은 받은 사은품을 이사철만 되면 돌려줘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에 업계는 망을 증설하는 비용문제도 크지만 건물주와의 계약 문제, 건물 공사 여건 등 다양한 이유가 존재해 현실적으로 모든 지역에 망을 까는 것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돈 문제 보다도 건물주와의 문제 때문에 망을 증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이사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업체를 바꾸는 경우도 많지만 업체를 옮겨가면서 사은품을 악용하는 고객들도 적지 않아 사은품 회수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고심"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