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부 미완의 과제, 후세대에게 숙제로 남기다
- 분단의 아픔을 넘어 통일로 가는 길이 험난하다
6.25 한국전쟁! 1950년 6월 25일 일요일 새벽을 시작으로 3년간 지속된 민족상잔의 비극은 우리의 인명과 재산에 커다란 손실을 초래하였다. 이 전쟁으로 인한 사상자는 약 150만 명에 달하였고 건물, 도로, 공장등 대부분의 시설이 파괴되었다. 이처럼 잔인한 상처만 남긴 채 전쟁은 1953년 7월 27일 휴전을 맺었다. 그리고 반세기를 넘어 60년의 세월이 흘러가고 있지만 아직도 분단의 아픔은 지속되고 있다. 통일은 여전히 미지수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서독과 동독의 동포들이 손을 마주잡은 뒤, 이제 우리나라는 세계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있다. 북한은 우리와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유일하게 갈 수 없는 곳이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남북한은 5천년 역사를 이어온 단일민족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비방뿐만 아니라 총부리를 겨눈 채 싸우고 있다. 우리의 이 같은 모습은, 후에 통일이 되더라도 영원한 수치로 남을 것이다.
1983년 6월 30일 밤10시 15분, KBS TV는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라는 타이틀로 이산가족을 찾는 프로그램을 생방송으로 방영했다. 그것은 한 편의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눈물 없이는 도저히 볼 수가 없는, 그 어떤 드라마보다 감동적인 드라마였다. 우리 모두는 이산가족 상봉 장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어 목 놓아 엉엉 울고 말았다. 6․25의 비극이 얼마나 크고 이산가족의 재회와 통일에 대한 우리민족의 갈구가 얼마나 간절한지를 보여주는 실증적 예였다.
그 이후 남북한 정부당국 간의 공식적인 이산가족 교류는 1985년에 그 결실을 이루게 된다. 남북 분단 이후 실로 35년 만에 이루어진 역사적인 첫 이산가족 상봉이었다. 2000년 이후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 사업을 정례화하기로 하였으나 그후 북한이 이런저런 트집을 잡아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이산가족들의 상봉은 기쁨 못지않게 그 후유증 또한 컸다. 만나는 순간 감격을 참을 수 없어 그들은 통곡했다. 백발이 된 형님의 모습을 보니 너무도 허무한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진짜 참을 수 없었던 것은 이 몇 시간의 만남 후에는 또 다시 생이별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생각을 하니 분노가 치밀었다. 상봉 후 몇 달 동안 거의 식사도 못하고 뜬 눈으로 밤을 새우다시피 했다. 빨리 재결합할 수 있는 때가 와서 같이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상봉행사 이후 실망, 우울, 무기력, 허탈감, 안타까움 등의 정신적 충격과 후유증으로 몸져눕거나 시름시름 앓다가 건강이 악화되어 돌아가시는 분도 적지 않았다.
국토분단으로 이산가족이 된 사람들은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이미 소식이 끊겼고 서로간의 왕래는 고사하고 생사조차도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랑하는 가족을 지척에 두고도 만나지 못하는 이들의 고통이 하루빨리 끝날 수 있기를, 그리고 통일의 그날이 하루라도 빨리 앞당겨 질 수 있기를 고대해본다.
그러면 통일을 위해 우리가 준비해 나가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 우선 경제력과 국방력을 키워나가야 함은 기본이다. 사전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 이외에도 통일을 가로막고 있는 여러 가지 요소들을 점검하고 해소해나가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서로 노력하면 점차 해소될 수 있을 것이고 또 세월이 흐르면 자동적으로 치유될 부분들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자금도, 시간도, 이념도 아니다. 바로 통일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생각이다.
그런데 염려스러운 것은 지금의 젊은이들에게는 통일에 대한 애착이나 절실함 같은 것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오히려 통일이 되면 우리의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며 걱정하는 젊은이마저 적지 않다고 한다. 이 또한 우리 중년세대의 잘못이다. 우리 중년들이 그들에게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도록 만든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이들에게 통일의 의미와 함께 통일이 될 경우 우리에게 무엇이 득이 되는지를 진정성을 보이면서 구체적으로 알리고 심어주어야 한다. 우선 무엇보다도 통일은 우리 민족의 아픔을 치유하는 길이 된다는 점을 이해시켜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길이라는 점도 그러하다.
또 우리가 경제적인 측면에서 일본을 넘어서고, 국제사회에서 중국과 러시아, 미국에 당당하기위해서도 통일은 빠른 시일 내 이루어져야만 한다는 점을 설득시켜나가야 한다. 우리가 아무리 경제가 발전하고 선진국이 된다고 해도 같은 민족이 둘로 나뉘어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적대시하는 분단국가라는 사실은 부끄러운 일이다. 세계무대에서 당당한 국가로 서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통일이여 오라! 어서 오라!
*저자 이철환 프로필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장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초빙위원
-현 단국대 경제학과 겸임교수(재직)
*저서- 과천청사 불빛은 꺼지지 않는다, 한국경제의 선택, 14일간의 경제여행, 14일간의 (글로벌)금융여행 등 다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