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부 한강의 기적, 대한민국을 만들다
-세계 13대 경제대국으로 우뚝 서다 2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 경제는 기술축적이 가능했고 또 미래에 대한 자신감도 붙었다. 그래서 좀 더 규모와 부가가치가 큰 중화학 분야로 눈을 돌릴 수가 있게 되었다. 마침내 1973년 7월, 포향제철의 준공을 계기로 우리는 경공업시대에서 중화학 공업시대로의 전환을 선포하였다.
이는 우리의 방위산업육성 전략과도 맞아 떨어졌다. 이후 중화학공업시설은 우후죽순처럼 늘어났다. 그러다 중복· 과잉 투자의 문제까지 초래되었다. 결국 1980년 5공화국에서 중화학시설 투자조정을 하기에 이른다. 그 이후 중화학공업은 안정된 기반을 구축하게 되면서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해오고 있다.
경제개발정책이 시작되기 이전인 1961년의 우리경제는 최빈국에 속하였다. 우리의 1인당 국민소득이 80달러수준이었을 때, 북한 120달러, 필리핀 160달러, 아르헨티나는 1,300달러였다. 그래서 당시의 경제목표는 필리핀을 따라잡는 것이었다. 그때의 우리나라 경제지표를 보면 1인당 GDP가 83달러, 수출이 4,100만 달러에 불과하였다. 산업구조도 농림어업이 전체산업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2014년 현재,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6천 달러를 상회하고, 수출도 5,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농림어업 비중은 불과 2.6%에 불과하다. 지난 60년 동안 1인당 국민소득은 거의 300배 증가했으며 수출은 1만 배 이상 늘었다. 산업구조면에서는 전형적인 농업국가에서 공업국가로 바뀌었고, 이제는 공업국을 넘어서 서비스경제 국가로 변화해 나가고 있다.
우리 경제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한 데는 물론 개발연대의 성공적인 발전전략의 역할이 매우 컸다. 그러나 이보다 훨씬 더 중요했던 요인은 지금의 우리 중년세대들의 경제를 일으키려는 열정적인 의지와 투지라 하겠다. 그 지긋지긋한 가난을 떨치고 우리도 한번 잘살아 보겠다는 생각에서 불철주야 그저 앞만 바라보고 살아왔다. 그 피나는 헌신과 노력이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이루어 놓았다.
수출이 한창 열기를 뿜던 그 시절, 지금은 중년이 돼있는 당시 직장인들은 수출의 첨병이자, 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했다. 그들에게는 가정이 따로 없었다. 직장이 곧 가정이었다. 그들에게는 밤낮이 없었다. 그리고 국경이 없었다. 불철주야 밤낮으로 일했고, 세계 어디든지 수출을 위해서라면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더라도 그곳으로 달려갔다. 그들은 ‘이쑤시개에서 미사일까지’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전 세계를 누볐다. 1년에 절반은 해외에서 바이어와 상담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에게는 오로지 일, 일, 일, 그리고 수출, 수출, 수출, 그것만이 그들 인생의 목표이자 사는 보람이었다.
또 다른 그들은 달러를 벌기 위해 중동으로 향했다. 그 당시 우리 건설업체들은 풀 한포기 없이 모래와 돌 그리고 흙바람만이 일고 있는 사막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었다. 섭씨 50도 안팎의 뜨거운 뙤약볕과 싸우며 우리 근로자들은 공사현장 옆에 설치된 조립식 막사에서 합숙을 하며 생활했다. 어느새 우리 근로자들의 얼굴은 현지인과 구분이 안 될 정도로 검게 그을려 있었다. 그들은 휘몰아치는 흙바람에 모래가 날리어 밥 속으로 들어가더라도 그 모래 밥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또 그들은 가족을 한국에 남겨두고 혈혈단신으로 파견되었다. 외로웠다.
그러나 그들은 고국에 남아 있는 가족들과 한번 잘살아 보겠다는 일념아래 이 모든 악조건을 견디고 이겨냈다. 섭씨 50도를 오르내리는 금녀, 금주의 땅에서 뜨거운 모래바람과 싸우면서도 공기단축을 위해 공사를 몰아붙였다. 그들은 보통 아침 6시 반부터 자정까지 일했다. 철야도 한 달에 열흘 넘게 했다. 당시 횃불을 밝힌 우리 업체들의 철야공사 현장을 본 파이잘 사우디국왕은 “저렇게 성실한 사람들이니 공사를 더 맡기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러한 피눈물 나는 노력 끝에 마침내 우리는 세계 13대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게 되었다. 또 수출 세계 7위, 외환보유고 7위, 선박 건조량 1위, 철강생산 6위 등 많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미래에 대해서도 매우 긍정적이다. 무엇보다 지난 수세기동안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에서 축적된 개발경험과 기술력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여기에 뜨거운 교육열과 막강한 IT산업기술, 그리고 세계가 감탄해마지않는 역동성과 순발력까지 지니고 있지 않은가!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동방의 작은 나라 대한민국을 크게 눈여겨 본 나라는 없었다. 우리 또한 스스로 변방이라 인정했고 항상 선진국들을 부러워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고, 또 전 세계경제를 수렁 속에 빠뜨린 2차례의 경제위기를 전 세계가 놀랄 정도의 빠른 속도로 극복해 내었다. 개도국들에게 우리의 개발경험을 전수하고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되어있다. 그리고 코리언드림을 꿈꾸며 수많은 외국근로자들이 이 나라를 찾아 몰려들고 있다.
*저자 이철환 프로필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장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초빙위원
-현 단국대 경제학과 겸임교수(재직)
*저서- 과천청사 불빛은 꺼지지 않는다, 한국경제의 선택, 14일간의 경제여행, 14일간의 (글로벌)금융여행 등 다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