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od는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주경기장에서 ‘god 15th Anniversary Reunion Concert(애니버서리 리유니언 콘서트)’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 공연장에는 다섯 남자와의 만남을 위해 12년을 기다린 1만 5천여 명의 팬들로 가득 찼다. ‘국민 그룹’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10대부터 50대까지 팬층도 다양했다.
이날 콘서트의 포문은 최근 발표한 8집 수록곡 ‘미운 오리 새끼’가 열었다. 화려한 폭죽쇼가 끝나고 윤계상의 내레이션과 함께 멤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랜만에 다섯으로 다시 뭉친 god는 12년 전 모습 그대로였다. 김태우와 손호영은 안정적인 보컬을 선보였고 윤계상은 특유의 묵직한 보이스로 좌중을 압도했다. 박준형과 데니안의 읊조리는 랩 또한 팬들의 마음을 요동치게 했다. 팬들은 한마음이 돼 ‘god’를 외쳤다.
연이어 멤버들은 4집 타이틀 곡 ‘길’을 불렀다. 오랜만에 가수로서 팬들을 마주한 윤계상은 뜨거운 환호에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이후 홀로 무대에 오른 손호영은 “god 다섯 명이 여러분 앞에 서 있다. 인생에 정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우리 다섯 명에게 오늘의 기적을 만들어 준 건 여러분”이라며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진 ‘0%’ 무대는 콘서트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김태우는 능수능란한 솜씨로 팬들과 마이크를 주고받으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앞서 기자회견에서 “이제는 3곡 이상 메들리 하기가 힘들다”던 김태우의 투정은 말뿐이었다. god는 지칠 줄 모르고 ‘하늘색 약속’을 열창했다. 12년 만에 선 무대가 긴장됐는지 윤계상은 ‘촛불 하나’ 랩을 하는 귀여운(?) 실수를 했지만, 특유의 빙구 웃음으로 팬들을 무장해제 시켰다.

이어진 개별인사에서 멤버들은 자신을 사십 대, 뇌수막염, 피부, 무한 긍정, 신의 소리 등을 맡고 있다고 소개하며 재치있는 말솜씨를 뽐냈다. 최근 뇌수막염으로 팬들의 걱정을 샀던 윤계상은 “아무렇지 않다”며 안부를 전하는 한편 “너무 벅차올라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너무 행복하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불금(불타는 금요일)의 원조답게 다음 곡은 ‘Friday night(프라이데이 나잇)’이었다. 분위기는 순식간에 후끈 달아올랐고 멤버들은 ‘관찰’, ‘애수’를 이어 부르며 뜨거운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후 마이크를 잡은 데니안은 “그때 그 시절을 공유하고 싶어서 여러분이 여기에 온 거처럼 전 10년 후에 이 순간을 추억하고 싶다. 여러분과 이 노래를 다시 부르는 게 현실이 될 줄 몰랐다”며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노래의 시작을 알렸다.
고조된 분위기는 ‘모르죠’ ‘왜’ ‘우리가 사는 이야기’ 무대로 이어졌다. 멤버들은 오래 기다려준 팬들에게 보답이라도 하듯 유쾌한 무대 매너를 선보였다. 데뷔 때부터 god를 지켜본 소녀 팬들은 어느새 20~30대 어른이 돼 조금은 차분하게 공연을 즐겼다. 그러면서도 후렴구를 따라 부르는 건 잊지 않았다.
특히 이어진 ‘다시’는 팬들의 떼창(무리를 뜻하는 ‘떼’와 노래하는 것을 의미하는 한자 ‘창(唱)’의 합성어)이 돋보이는 무대였다. 잠실주경기장이 떠내려갈 듯한 팬들의 떼창에 멤버들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팬들의 목소리를 바로 앞에서 다시 듣게 된 반가움과 고마움의 미소였다.
이어 인순이, 걸스데이, 아이유 등 가요계 선·후배들의 영상이 흘러나온 후 그들은 데뷔곡 ‘어머니께’를 시작으로 ‘거짓말’, ‘Saturday night(세러데잇 나잇)’, ‘니가 필요해’, ‘니가 있어야 할 곳’ 등을 차례로 불렀다. 팬들의 변함없는 응원과 멤버들의 노래가 어우러지며 콘서트 분위기는 정점을 찍었다.

즐거운 무대가 끝나고 팬들이 곧바로 접한 건 ‘계상이의 편지’였다. god의 과거·현재 모습이 담긴 영상 너머로 윤계상이 직접 녹음한 편지가 울러 펴졌다. 지난 2005년 10월 god에서 모습을 감췄던 윤계상은 해당 편지로 멤버들 한 명 한 명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팬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이후 대형 스크린이 둘로 갈라진 사이로 다시 모습을 드러낸 god는 모두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이에 윤계상은 멤버들에게 다가가 진심 어린 포옹을 건넸다. 그러나 그들의 눈물은 멈출 줄 몰랐다. 특히 리더 박준형은 소리 내 눈물을 흘리며 팬들의 마음마저 먹먹하게 만들었다.
어렵사리 마이크를 잡은 김태우는 “여기까지 오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는 저희 다섯 명밖에 모른다. 쉽지 않은 결정해준 (윤)계상이 형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그리고 아무 이유 없이 god 그대로를 받아준 팬 여러분에게 정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콘서트의 마지막 곡은 8집 수록곡 ‘보통날(오리지널 버전)’이었다. “10년 후 계상이 형이 목소리를 모아줘서 이렇게 완벽한 곡이 됐다”는 김태우의 말처럼 원래 다섯 명이 불러야 하는 곡이라는 걸 보여주기라도 하듯 윤계상의 파트가 더해진 새로운 버전이었다.
목이 멘 멤버들은 눈가 코가 빨개진 채 가까스로 노래를 이어갔고 팬들은 “고맙다”고 외치며 위로를 건넸다. 노래가 끝난 후 그들은 함께 끌어안았다. 다시 마이크를 잡은 멤버들은 팬들에게 “감사하다. 사랑하다. 행복하다”면서도 “원래 리프트 타고 멋있게 퇴장하려 했는데 편지가 너무 세다”고 너스레를 떨며 god답게, 유쾌하게 콘서트를 마무리를 했다.

12년 만의 재회였다. 그 시간 동안 10대 소녀 팬들은 성인이 됐고, god 막내 태우는 아빠가 됐다. 그러나 오빠들(?)을 향한 팬들의 마음은 여전했고 ‘국민 그룹’ god는 건재했다. god와 1만 5천여 명의 팬은 12년 전 그날처럼 여전히 함께 웃고 울었다. 그렇게 그들만의 방식으로 지난날을 회상하고 추억했다.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돼도 이렇게 노래하자”며 함께 미래를 약속했다. 잠실벌에 퍼진 하늘색 물결 속에서 god와 팬들은 서로의 소중함을 다시금 확인했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