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준영 기자] "세계 시장 점유율 수위를 다투고 있고 뛰어난 기술력이 있지만 올 상반기 매출액이 10%~15% 감소할 것 같다. 그 원인중 하나가 삼성전자의 납품단가 인하다. 올해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악화 전망에서 보듯 납품 물량 감소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에 더해 단가인하 압력도 예년보다 세졌다."
휴대폰 부품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을 자랑하는 코스닥 상장사 A기업 관계자 이야기다.
정부의 동반성장 추진동력이 느슨해진 틈을 타 대기업의 납품업체에 대한 단가인하 압력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상당수가 대기업 납품단가 인하 압력에 대한 고통을 올해도 어김없이 호소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대기업 단가인하 압력에 더해 불황과 원화강세 등으로 '삼중고'를 겪는 상황이다.
특히 몇몇 코스닥 기업들은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이 같은 삼중고로 인해 올해 실적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들 기업은 자신들의 회사 이름과 납품 제품 등은 밝히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거래 대기업이 이를 알면 거래를 끊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동반성장 의지가 약해진 요즘 대기업이 리스크를 중소기업에 전가하는 관행에 따라 납품단가 인하 압력이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B기업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 모니터의 한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다. B기업은 LG측으로부터의 단가인하 압력에 따라 납품가를 전년보다 10% 내렸다. 여기에 원화강세까지 겹쳐 최대 불황이었던 작년 영업이익 이상의 실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B기업 관계자는 "단가인하는 매년 있던 관행인데 특히 올해는 LG측으로부터 작년대비 납품가격의 10% 단가후려치기가 있었다"며 "우리는 실적과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곳인데도 올해 실적 전망치가 밝은 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기업 이름과 생산제품, 고객사 납품비중, 점유율 등 기업이 노출될 정보를 기사에 담지 말아달라"며 "LG가 이 정보를 통해 우리와 거래를 그만두면 밥줄이 끊긴다"고 덧붙였다.
삼성의 납품단가 인하 요구에 기존보다 수명이 긴 제품을 같은 가격에 납품하는 기업도 있었다. 휴대폰에 들어가는 한 부품의 불량 유무를 검사하는 장비를 생산하는 C기업은 수명이 기존보다 긴 제품을 납품하기 위해 해당 기술을 가진 기업을 인수해야했다. 인수비용으로 70억원이 들었다. 납품 제품이 기존보다 수명이 긴 만큼 납품 시기 간격이 늘어나는 피해도 발생했다.
C기업 관계자는 매년 삼성전자로부터 일방적인 납품단가 인하 요구가 있었다며 기존보다 수명이 긴 제품을 납품하게 돼 사실상 5% 이상의 단가인하를 한 것과 같다고 전했다.
삼성디스플레이에 한 검사장비를 납품하는 D업체도 납품가격을 낮추라는 요구에 기존과 같은 가격으로 향상된 기능의 제품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D업체 관계자는 "올해도 예년처럼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납품단가 인하 압력이 있었다"며 "다행히 우리 기업은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었기에 단가를 내리는 대신 같은 가격에 향상된 기능의 제품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같은 가격에 성능이 좋아진 제품을 납품하기 때문에 비용이 늘었다"고 말을 이었다.
이런 사례는 정부의 동반성장 의지가 약해진 상황에서 대기업이 리스크를 납품기업에 전가하는 관행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인우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기업이 리스크를 중소기업에 전가하는 관행에 따라 납품단가를 인하하고 있다"며 "최근 정부의 동반성장 의지가 약해진 것도 배경"이라고 언급했다.
김경무 동반성장위원회 동반성장정책 부장은 "대기업의 일방적인 납품단가 인하는 불공정거래"라며 "이는 중소기업 육성과 동반성장을 강조하는 정부 시책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4월 7일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동반성장위원회는 ′경제계의 2014년 동반성장 실천계획과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여기서 올해 30대 그룹은 연구개발(R&D), 경영혁신, 해외 판로개척 등 협력사의 역량을 강화시키기 위해 총 1조7161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해 1조5942억원보다 7.6% 증가했고, 4년전인 2010년보다 1.9배 늘어난 금액이다.
[뉴스핌 Newspim] 이준영 기자 (jloveu@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