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스트는 소위 얘기하는 3대 기획사(SM, YG, JYP) 출신이 아닌 보이 그룹 중 최근에는 거의 처음으로 성공한 아이돌이 아닐까 싶다. 중소 기획사 출신으로 정상의 아이돌로 성장한 원동력은 '비스트표 음악', '용준형', '퍼포먼스'에 있었다.
◆ BAD GIRL로 데뷔해, FICTION 거쳐 GOOD LUCK까지
2009년 10월14일, 큐브의 첫 보이 그룹 비스트가 세상에 나왔다. 리더 윤두준을 필두로, AJ로 솔로활동 경험이 있던 이기광, 랩 담당 용준형, 메인보컬 양요섭, YG '빅뱅 다큐'로 얼굴을 알렸던 장현승, 막내 손동운이 합세했다. 처음엔 사실 반응이 '그냥 그랬다'. 오히려 단 하루 먼저 데뷔한 엠블랙이 비의 프로듀싱으로 주목을 받을 때였다. 하지만 데뷔곡부터 '비스트만의 색깔'은 뚜렷했다.
데뷔곡에서 SHOCK, 숨, FICTION으로 이어진 '비스트표' 음악의 특징이 지금의 비스트를 있게 했다. 다크하고 애절하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남성적 매력. '비스트표' 음악은 'BAD GIRL'로 시작해 차근차근 넓고 짙은 스펙트럼으로 발전했고, 'FICTION'에서 비로소 전성기를 맞았다.

이후 '아름다운 밤이야'로 약간은 유쾌한 시도를 하긴 했지만, 2013년 발표한 'SHADOW'와 신곡 'GOOD LUCK'에서 비스트는 스스로에게 최적화된 음악으로 리스너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가장 잘 맞는 옷을 입은, 그들만의 음악으로 무장한 비스트는 중소 기획사인 출신 중 거의 최초로 막강한 팬덤을 거느리기에 이르렀다.

'비스트표' 음악이 꾸준히 색을 잃지 않는 덴 이유가 있다. 그룹에 자체 '싱어송라이터'가 있기 때문. 누구보다도 스스로를 가장 잘 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빅뱅의 지드래곤 이후로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자체제작 아이돌' 용준형이 있기에, 'SHADOW'와 'GOOD LUCK'에서 비스트 특유의 매력 극대화가 가능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용준형은 비스트 음악 뿐만 아니라 멤버 현승과 포미닛 현아의 유닛 '트러블메이커'의 음악도 진두지휘했다. 데뷔 6년차, 첫 자작곡 선보인지 4년차에 썩 훌륭한 프로듀서로 성장한 실력은 솔로 앨범에서도 빛을 발했다. 2013년 12월 비스트 중 첫 솔로로 나선 용준형은 '비스트와는 다른, 용준형다운' 음악 'FLOWER'를 발표했고,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용준형의 진가는 사실 비스트 멤버 양요섭의 솔로곡 '카페인'과 발라드 넘버 '비가 오는 날엔'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실제 친구인 동료 작곡가 김태주와 이룬 환상의 콤비는 비스트의 음악색을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GOOD LUCK'까지 달려온 프로듀서 용준형. 셀프 프로듀싱에 관해 부담감은 없냐고 묻자, "부담감보다 더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싫어하는 분들이 계셔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멤버들과 같이 맞춰서 하는 것으로 만족한다"고 겸손한 대답을 했다.
특히 이번 미니 6집에는 멤버 이기광의 자작곡 'HISTORY'도 실렸다. 이기광은 "계속 작곡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좋은 기회가 생겼다. 멤버들에게 가이드만 들려줬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작업 계기를 밝혔다. 타멤버들의 능력이 더해진다면, 더 깊어지고, 더 넓은 스펙트럼의 '비스트표 음악'을 만나볼 날이 머지 않아보인다.

'칼군무돌'로 이름을 알리고, 인기를 얻은 인피니트와 틴탑 이전에 비스트는 이미 '퍼포먼스'로 대중들의 눈길을 끌었던 그룹이다. 특히 'SHOCK'와 '숨'의 강렬한 음악과 안무는 가요팬들의 머릿 속에 단단히 남아있다. FICTION에서도 '발 구르기 안무' 등을 내세운 완벽한 무대를 구현했기에, 정상을 밟을 수 있었다.
'퍼포먼스형 보이 그룹'은 현재 한류의 핵심이다. 이런 점을 무기로, 비스트는 데뷔 초인 2010년부터 일찍이 해외 프로모션 투어를 통해 글로벌 입지를 다졌다. 이후 현 활동 보이 그룹 중 최초로 월드 투어를 시도, 지난 2012년 2월 서울을 출발해 독일, 중국, 싱가폴, 인도네시아, 일본 3개 도시, 대만, 태국을 돌며 글로벌 인기를 가장 먼저 확인한 한류 아이돌이 됐다.

비스트의 색깔은 '다크'와 '서정성'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번 컴백을 앞두고 6년차 중견 아이돌 비스트는 초심으로 돌아갔다. 직접 프로듀싱을 맡은 용준형과 양요섭은 '데뷔 당시의 비스트'를 의도하고 이번 앨범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용준형은 "우리가 아직 26세인데 데뷔한지가 꽤 돼서 오래됐다고 보시기도 한다. 아직 젊고 패기와 열정이 있다는 것, 좀 더 무대에서 폭발력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드리려 'GOOD LUCK'을 썼다"며 "이번 앨범 통해서 초심을 많이 다졌다"고 특별히 신경쓴 부분을 털어놨다.
양요섭 역시 "그동안 귀로 많이 듣는 음악을 많이 발표했다면, 이번엔 눈으로도 같이 들을 수 있는 무대를 만들자는 생각이었다"며 "앞서 ‘비가 오는 날엔’, ‘이젠 아니야’ 등 발라드곡으로 사랑을 받았지만 이번엔 타이틀곡에 중점을 맞추고,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은 비스트’를 의도했다"고 말했다.
윤두준과 손동운 역시 이런 의견에 동의했다. 윤두준은 "처음으로 돌아가자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했고, 동운은 "사실 ‘픽션’ 때 우리가 가장 인기가 있었다"면서 "가장 팬들이 많이 생긴 건 ‘쇼크’, ‘숨’ 때 '비스트 멋있다'는 말을 들을 때였다. 옛날의 마음가짐, 스타일로 돌아가 노래도 물론 좋지만, 비주얼적으로 멋있는 무대를 꾸미려 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비스트의 '먹히는' 매력이 이번에도 통했다. 이들은 컴백 첫주 한터 음반 판매량 1위, 음원 차트에서도 아이돌 중 유일하게 상위권에서 선방하며 입지를 재확인했다. 태도나 마음가짐 뿐만 아니라 음악과 퍼포먼스에서도 '초심'을 생각하는 것. 그간 사랑을 보내준 팬들에 대한 '의리'가 6년차 아이돌 비스트의 필승 비결이었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