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만년 4등, 파스퇴르의 승부수’
최근 분유업계가 이마트, 롯데마트와 손잡고 PB분유 시장에 진출한 롯데푸드를 가리켜 하는 말이다. 실제 롯데푸드가 PB분유를 출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업계의 충격은 적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저렴한 제품’을 표방하는 PB제품은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분유는 타 유제품 시장과 달리 프리미엄제품이 더 잘 팔리는 거의 유일한 시장이다. 결국 롯데푸드가 ‘수익성’보다 시장 점유율을 챙기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푸드 입장에서 이마트와 롯데마트에 동시에 PB제품을 만들면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하나다. 국내 대형마트 1위와 3위 업체에 동시에 막대한 수량을 납품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분유업계에서 최근 대형마트 분유를 주목하기 시작하는 것도 이 판매량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저가를 표방하는 PB제품들은 대형마트의 신뢰도를 등에 업고 막대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때문에 분유 시장에서도 이같은 저가 PB 공세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분명한 것은 파스퇴르 분유에게 있어 이번 PB 공급이 롯데그룹 인수 이후 가장 큰 도전이라는 점이다.
사실 파스퇴르는 업계에서도 비운의 브랜드로 꼽힌다.
롯데푸드의 ‘파스퇴르’는 1987년 파스퇴르유업으로 설립돼 분유업계의 강자로 부상했지만 외환위기 이후 매출이 급감하면서 결국 부도, 2004년 야쿠르트에 인수됐다. 하지만 야쿠르트 인수 이후에 좀처럼 시너지를 내지 못해 적자가 지속되자 2010년 롯데푸드(당시 롯데삼강)에 다시 매각되기에 이른다.
이미 당시 분유업계는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이 양분하는 체제로 재편됐고 파스퇴르 브랜드는 큰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오히려 ‘산양’으로 특화시킨 일동후디스보다도 밀리는 상황이 된 것.
현재 파스퇴르의 분유시장 점유율은 2011년 8.5%에서 2012년 11.2%, 지난해 12.2%로 점진적 성장을 하고 있지만 남야유업과 매일유업이 70% 이상 시장을 독차지하는 시장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롯데푸드의 파스퇴르 분유가 대형마트를 찾은 것도 이런 상황에서다. 사실 대부분의 PB제품은 브랜드 인지도가 부족하지만 유통망이 필요했던 업체들이 주로 OEM방식의 납품을 통해 시작한다.
업계 관계자는 “20년이 넘게 이어온 파스퇴르 분유가 결국 파스퇴르가 아닌 PB제품으로 나간다는 것은 내부에서도 반발이 많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결국은 판매량을 보고 브랜드의 사활을 건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실제 고급 브랜드를 표방해오는 분유업계에게 있어 PB제품은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판매를 더 끌어올려 분유시장을 흔들겠다는 전략도 장점은 있다. PB분유에는 각각 ‘파스퇴르’ 브랜드가 노출되는 방식이라 판매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충성고객도 늘릴 수 있을 거란 계산이 깔려있다.
물론 이같은 롯데푸드의 승부수가 얼마나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계약조건을 알 수 없지만 PB제품을 납품하거니 기획제품을 출시하는 과정에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PB제품이 잘 팔린다고 해서 NB(National Private Brand) 파스퇴르 분유의 인지도에 영향을 미칠지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파스퇴르 분유 브랜드는 지금까지 중저가보다는 고급 분유 시장을 공략해왔다”며 “중저가 분유를 같이 만들게 되면서 시장점유율 확대의 긍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자신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