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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못말리는 계획남의 트라우마 극복기 '플랜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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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장주연 기자] 영화 ‘플랜맨’은 계획적인 남자가 무계획적인 삶에 도전한다는 재밌는 설정을 안고 출발한다.

도서관 사서로 일하는 한정석(정재영)은 모든 일에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철저히 지키는 ‘플랜맨’이다. 더러운 것을 못 참는 것은 물론, 세상 모든 위생 상태를 혼자 근심 걱정할 만큼 결벽증도 갖고 있다.

정해진 일과에는 한 치의 어긋남도 없어야 하는 정석. 사랑 고백에도 예외일 수 없다. 하지만 그런 계획적인 면 때문에 정석은 짝사랑하던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차예련)에게 마음을 거절당한다. 

짝사랑을 포기할 수 없었던 정석은 처음으로 무계획적인 삶을 결심, 편의점 주인의 딸이자 즉흥적이고 무계획적인 여자 유소정(한지민)의 도움을 받는다. 그러나 밴드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자는 소정의 제안에 머릿속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설정이 설정이니만큼 캐릭터와 스토리는 다소 넘치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이같은 오버스러운 요소들이 되레 영화의 매력으로 작용하며 큰 웃음을 선사한다. 특히 정재영은 싱크로율 200% 연기로 극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그는 억지스러워 보일 수 있는 정석 캐릭터를 기대 이상으로 살려내며 관객을 스크린 속으로 끌어들인다. 더군다나 최근 보여준 무게감 있는 역할에서 벗어난, 영화 ‘아는여자’(2004), ‘나의 결혼 원정기’(2005), ‘바르게 살자’(2007), ‘김씨 표류기’(2009) 속 이미지가 스쳐 반갑기까지 하다.

연기변신을 꾀한 한지민도 새롭다. 청순하고 단아한 이미지를 벗은 한지민은 한층 더 발랄하고 상큼한 매력으로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개나 줘버려’를 생목으로 열창하는 인디 밴드 보컬 소정의 모습은 같은 여자가 봐도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후반부로 가면서 영화의 장르가 휴먼드라마로 변모해버린다는 점은 아쉽다. 정석이 플랜맨이 될 수밖에 없었던 과거가 드러나며 한없이 밝았던 극 분위기는 순식간에 어두워진다. 마치 영화가 끝나기 전 반드시 사회적 문제를 지적하며 관객의 눈물을 쥐어짜고 말겠다는 듯 영화는 느닷없이 빠르고 무겁게 가라앉는다.

다만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를 가진 남자가 아픔을 극복하고 세상과 소통한다는 스토리는 보는 이들에게 힐링 이상의 것을 선사한다. 특히 극 말미 사람과 세상에 상처받은 이들의 극복 발표회를 보고 있으면 어쩐지 사회에 지친 심신까지 함께 치유되는 기분이다. 9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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