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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칠지도 몰라 3 - 아내의 신경은 성냥같았다

기사입력 : 2014년05월26일 08:00

최종수정 : 2014년05월12일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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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시 시에 빠져 미칠지도 몰라”
마지막 돌파구로 삼은 S경제연구소에 떨어진 후였던가 전이었던가. 동료들과 마신 술에 취해 밤늦게 들어와, 방을 닦고 있던 아내에게 불쑥 이런 말을 던진 것은 무슨 의미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하루하루가 답답하고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막막함 속에, 시를 다시 쓸 생각이 전혀 없던 내가 무심코 내뱉은 말이었다. 그때 무심코 던진 말이 지금과 같은 파탄의 시작이 될 줄은 그때는 몰랐다.

청춘 시절 혼자 좋아서 쓰는 것과 결혼 후 쓰는 것이 다른 줄은. 내 기질상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자의식의 독에 빠질 가능성이 크고, 한번 빠지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끝장을 보고야마는 성격이었으니. 내게 있어 시는 소통이 아니라 단절이며, 시를 다시 쓰는 그 시점이 바로 단절의 시작이란 사실을 그때는 몰랐다. 그 결과가 이렇게 뒤늦게, 내 시의 배타성에 피멍 들도록 얻어맞아 달아난 아내에게, 또 면목없게 핏물 든 펜을 들어 눈물겨운 애정 시를 쓰는 것이라니!

1997. 10. 22. 밤 11시. 집에서

결혼 십년째 하는 은혼식은 없을까. 백화점에서 ‘은혼식 하나 주세요’ 하면, 예쁘게 포장해주는 그런 상품은 없을까.

밤 늦은 시간. 결혼 앨범을 꺼내 다시 본다. 지금까진 내 시각으로만 보았는데, 아내의 눈으로 사진들을 본다. 신랑은 굳어있다. 신부는 웃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당황한 빛을 감추고 있다. 언젠가 아내가, 결혼 앨범은 보기 싫다고 하던 때가 떠오른다. 앨범을 덥고 생각에 잠긴다.

은혼식의 앨범은 완전히 새롭게 찍을 것이다. 아내의 미소를 되돌려주고, 아내 가슴에 수선화 피게 할 것이다. 꽃의 앨범 찍을 것이다.
은혼식으로 새로 태어난 우리. 하객들의 축하 박수. 나, 그대 눈빛에 입 맞추고, 그대 손가락에 내 따스한 입김의 다이아 반지 껴주며, 그대와 곱게 맞절하고, 그대의 면사포 안 다정하게 바라보리라.

그대, 지금 누워있다. 아픔의 침대에 병들어 있다. 결혼 초부터 침대에서 자고 싶어 했던 그대. 온돌만 고집하는 남편에 순종해 침대의 낭만 잃어버린 그대 아름다운 여체가, 죽음의 침대에 누워있다. 이런 식으로 소망이 이루어지다니. 너무 코믹하지 않은가. 너무 슬프지 않은가.

아내의 건강이 나빠지고 있었고, 신경이 병적으로 과민해졌다. 성냥갑 속의 성냥처럼, 사소한 불씨에도 몸 전체가 파삭 타버릴 것같은 극도의 파열성과 휘발성을 띠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아내에 대한 이해와 위로, 설득, 호소, 그 남자와의 담판, 관용 등 일체의 수단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죽음 앞의 모든 형용사가 공기에 물감을 칠하듯 무의미한 것처럼.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아내가 돌아올 때 문 열어 주고, 아이들에게 엄마의 부재를 덜 느끼도록 챙겨주고, 그리고 심정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마음의 문을 조용히 닫고 이렇게 글쓰기에 정진하는 것뿐이다. 마음이 흘러가는 물결의 청정함에 가만 귀 기울이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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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신공항 공사기간 22개월 연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이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연내 재입찰하기로 했다. 앞선 사업자 선정이 네 차례나 유찰되고 수의계약 추진도 중단되면서 표류하던 사업에 대해, 정부와 공단이 정상화 로드맵을 마련해 다시 추진에 나선 것이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신공항 예정지 부지가 내려다보이는 대항전망대에 위치한 비행기 모형 [사진=최지환 기자] 21일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은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 방식으로 연내 입찰 공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덕도신공항 사업이 네 차례 유찰되고 현대건설 컨소시엄과의 수의계약 절차가 중단된 이후 사업 지연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정부와 공단은 입찰방식과 공사기간, 사업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기술 검토를 거쳐 사업 재개 방안을 마련했다. 가덕도신공항 공사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일대 666만9000㎡에 활주로와 방파제 등을 포함한 공항 시설 전반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본래 개항 목표는 2029년 말이었으나, 올 5월 기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하 현대건설)이 해상과 육상을 아우르는 대규모 고난도 공사임을 고려할 때 108개월의 공사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국토부가 지위를 박탈하면서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입찰은 턴키 방식으로 추진된다. 해상 연약지반이 두껍게 분포한 가덕도 지역 특성을 고려해 토석 채취, 연약지반 처리, 방파제 설치, 해상 및 육상 매립, 활주로 설치 등 복합 공정을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시공사의 책임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공사기간은 연약지반 안정화 확보에 중점을 두고 기존 84개월에서 106개월로 연장했다. 정부는 지반 계측을 통해 안정화가 앞당겨질 경우 후속 공정을 신속히 연계해 전체 공기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해상공사 장비 제작 기간과 공사용 도로 개설 등 사전 준비 기간도 반영됐다. 공사비는 당초 10조5000억원에서 건설투자 GDP디플레이터 상승률을 적용해 10조7000억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공단은 종합적 사업관리(PgM) 체계 도입을 통해 토목·건축·항행시설 등 복수 프로젝트를 통합 관리하고, 관계기관 협의체를 상시 운영해 안전과 품질을 관리할 계획이다. 정부는 연내 입찰 공고를 거쳐 사업자 선정과 기본설계를 진행하고, 2026년 하반기 우선 시공분 착공을 추진한다. 행정 절차와 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2035년 개항이 목표다. 공항 접근성 강화를 위한 도로·철도 인프라도 병행 추진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연구기관, 민간 등이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통해 지역 발전 및 북극항로 시대 대응 전략도 함께 마련할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가덕도신공항은 여객·화물 수요를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관문 공항으로 건설돼야 한다"며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되, 관계기관과 협력해 사업이 최대한 신속히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11-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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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 취임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박민경 인턴기자 = '대장동 개발 비리 특혜 사건' 항소포기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 박철우(53·사법연수원 30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취임했다. 항소포기의 지휘 라인에 있던 박 지검장이 중앙지검장으로 오면서, 검찰 안팎에선 불만이 커지는 모습이다. 박 지검장은 이날 오전 9시께 중앙지검으로 첫 출근했다. 그는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대장동 수사팀에서는 지검장이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시절) 항소포기 의견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저에 대해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 많이 퍼져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단 그는 어떤 내용이 정확하지 않은지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적절하지 않다"며 답을 피했다.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박민경 인턴기자 = 2025.11.21 pmk1459@newspim.com 또 '항소포기 사태 당사자의 지검장 부임에 대해 직원들의 반발 목소리가 있다'는 지적에 박 지검장은 "검찰 구성원들이 반발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면 (항소포기)에 대한 입장을 말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엔 "아니 이해하고 공감하다고 했지 않은가"라며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외에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를 징계하는 것에 대한 입장 관련 질문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답을 피했다. 박 지검장은 취임사를 통해 "요 근래만큼 그동안 쏟아부은 열정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은 박탈감과 자괴감이 드는 시기는 없을 것"이라며 "저 또한 억울한 감정을 부정할 수 없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본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간접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지검장은 대장동 항소포기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대장동 항소 기한이 만료된 후 수사·공판팀은 입장문을 통해 "모든 내부 결재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인 지난 7일 오후 무렵 갑자기 대검과 중앙지검 지휘부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수사·공판팀에 항소장 제출을 보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후 대장동 수사·공판팀을 이끈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당일 오후 8시45분께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박 지검장이 재검토 지휘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박 지검장은 항소포기 관련 지휘에 깊이 관여한 인물로 지목됐다. 애초 항소포기 사태는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던 노만석 전 대검 차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일단락되고,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장들의 평검사 전보 징계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박 지검장이 새롭게 임명되면서 내부 반발은 더욱 커지고 있다. 수도권의 한 고검 검사는 "항소포기 일련의 과정을 봤을 때 구체적인 설명이나 어떠한 언급도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고 실제로 그랬다"며 "수사팀은 물론 중앙지검 내부 반감이 큰데, 어떻게 조직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도 "조직에 칼을 꽂은 공으로 좋은 자리를 차지한 사람이 어떻게 조직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내부 반발만 더욱 커질뿐이다.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고 전혀 기대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hyun9@newspim.com 2025-11-2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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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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