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 청마(靑馬)의 해를 맞은 금융투자업계의 긴장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사상 최악의 불황 속에 '구조조정'과 '지각변동'의 흐름 속에 선 증권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은 선택과 집중, 전문화와 다각화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위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주요 증권사 CEO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새해 포부와 경영 전략을 들어본다.<편집자 주>
[뉴스핌=서정은 기자] 김석(사진) 삼성증권 사장은 요새 '고객앓이' 중 이다. 최근 증권업 위기에 대해 이런저런 진단이 나오지만 결국은 스스로 신뢰를 잃어버렸다는 생각에서다.
이럴 때 일수록 김 사장은 기본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최후의 탈출구는 고객뿐이기 때문이다.
◆ "고객이 중심, 체감하도록 할 것"
김석 사장은 14일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동양증권 사태, 투자형 상품의 수익률 저조 등으로 증권업에 대한 고객의 신뢰가 훼손됐다"며 "그래서 많은 증권업계 회사들이 공통적으로 '고객 신뢰 회복'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고 밝혔다.
모두가 고객을 중심에 놓겠다고 하니, 삼성증권만의 차별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구호에 그치고 만다면 신뢰회복은 커녕 고객과 영영 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고객 관점에서 구체적이고 명확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며 "특히 '고객수익률 중심의 프로세스 영업' 정착은 회전율 중심의 영업 관행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평가보상제도를 고객수익률과 연계하고, 수익률 관리 프로세스를 가동해 고객이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특정고객에게 금융상품을 많이 팔아 판매실적이 높아도 이후 고객 수익률이 저조하면 관리 노력이 미흡한 것으로 간주해 해당자산과 관련한 성과급에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며 "직원평가도 특정고객들에게서 실적을 많이 올린 직원보다 많은 고객에게서 적정한 수준의 실적을 골고루 거둔 직원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신규시장 선점"
상품 라인업도 대폭 강화할 전망이다. 내부 역량과 하우스 뷰에 의존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외부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글로벌 IB, 경제연구소, 산업계와 학계의 전문가 그룹 등과 연계해 차별화된 상품을 발굴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외부자문단의 전문적인 시각을 반영해 상품선정의 투명성과 성공확률을 높이는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형 투자은행(IB)와 관련해서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을 중심으로 신규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기업대출업무에서 IB 딜과 연계된 대출을 중심으로 신규 시장을 선점해 나갈 계획"이라며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에선 대차 풀을 확대하고 DMA 스왑 시핵심서비스기능을 강화해 시장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내 증권사는 아직 트랙 레코드( Track Record) 부족 등으로 해외 투자에 참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니 만큼 정책금융기관과 연기금 그리고 공기업 해외투자 시에 국내 증권사을 의무적으로 참여토록 기회를 제공해주면 좋겠다. 특히 "해외투자 전용 PEF는 국내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해외자원 확보 등 순기능이 있는 점을 감안해 현재 30%인 동일계열 금융사의 지분출자 한도 폐지와 같은 규제 완화가 진행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 "잘 아는 곳에, 흐름에 맞춰 투자하라"
김 사장은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거래량이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경제가 내수 중심으로 성장률이 개선될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신흥국 수출 비중이 크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올해 주식시장은 세계 거시경제 회복과 이에 따른 기업실적 개선이란 면에서 긍정적인 환경이고 시스템 리스크 불확실성도 크게 줄어든 것이 우호적"이라면서 "적정 코스피는1900~2300포인트, 올해 실적 기준 PER 10배~12배 범위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반기에 최고치를 지난 뒤 횡보 조정이나 박스권에 묶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했다.
우리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은 최근 고점인 2050포인트로 볼 때로 12개월 선행 PER가 9.1배 수준으로 과거 평균 9.7배에 미달한 상태라며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김 사장의 투자 철학은 '흐름에 맞는 곳, 잘 아는 곳에 투자하자'라고 한다. 큰 흐름을 읽고 구체적인 투자전략을 수립해야 실패 확률을 낮출 수 있다는 뜻에서다.
올해 삼성증권의 투자 포커스도 그의 철학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저금리 시대인만큼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향한 관심은 여전히 뜨거울 것"이라며 "신흥국에 비해 안정성과 성과면에서 긍정적인 전망이 기대되는 미국, 유럽쪽에 투자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