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주명호 기자] 2014년을 앞두고 나왔던 채권시장 전망은 하나같이 어두웠다. 미국 증시가 올해도 작년처럼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채권시장은 국채수익률의 꾸준한 오름세로 투자자들에게 외면 당할 운명을 맞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었다.

이런 전망은 불과 한달만에 휴지조각이 됐다. 1월초 3.01%대를 나타냈던 미국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31일 기준 2.65%까지 하락했다. 직전주 수익률인 2.72%에 비해서도 7bp나 떨어진 수준이다.
미국 유력 금융주간지 배런스(Barron's)는 지난 1일(현지시각) 최신호에서 채권시장의 반전 키워드로 '신흥국'과 '연방준비제도'를 꼽았다. 신흥국 위기와 연준의 정책 방향성이 그레이트 로테이션과 반대되는 '역 로테이션'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1차 계기는 신흥국을 강타한 금융시장 혼란이다. 아르헨티나, 터키, 중국 등 주요 신흥시장이 연달아 위기 신호를 보내면서 투자자들의 분위기가 급반전됐기 때문이다. JP모간 매튜 팔리시 채권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초만 해도 증시는 매수, 기준금리 리스크에 매도가 일반적인 시장의 포지션이었지만 신흥국 위기 고조에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전환했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연준의 정책 방향성도 채권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대 관심사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단행 시기다. 하지만 시장은 적어도 2015년말까지는 연준이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블랙록의 릭 라이더 채권부문 최고책임자는 "연준의 정책 결정 초점은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에 맞춰져 있다"며 저금리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인상의 또 다른 기준인 실업률은 6.7%까지 떨어지며 에반스룰(연준의 금리정상화 필요조건, 즉 실업률 6.5%와 물가상승률 2.5%)이 내건 목표치 6.5%에 거의 근접했다. 하지만 실업률은 금리인상 조건에서 멀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빠르면 3월 통화회의에서 연준이 6.5%라는 실업률 목표 기준을 폐기하고 고용시장을 질적으로 개선시키는 방향으로 가이던스를 전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예상에 부합한 연준의 테이퍼링 결정도 불확실성을 제거해 채권시장에 도움을 줬다는 분석이다. 연준은 1월 통화회의서 전월과 동일한 100억달러어치의 국채매입 축소를 결정했다. BofA의 투자전략가들은 "향후에도 현재와 동일한 수준의 테이퍼링이 이어져 올해 12월에 양적완화가 최종적으로 종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권시장이 증시와 반대로 움직이는 본연의 성격을 되찾았다는 점도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설명된다. 라이더 최고책임자는 "작년의 경우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인한 시장 왜곡으로 금리와 위험자산이 함께 움직였지만 올해는 장기 국채수익률이 포트폴리오 내에서 위험자산 대비 조절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