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조현미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내 공공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담배회사를 상대로 흡연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다. 소송은 오는 3월경 최대 3326억원 규모로 추진될 예정이다. 건보공단의 결정을 두고 시민단체들과 담배업계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시민단체들은 공단에 지지를 보낸 반면 담배업계는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건보공단, 최대 3326억 규모 담배소송 착수
건보공단은 24일 제1회 임시이사회를 갖고 담배소송 제기 안건을 의결했다. 국내 공공기관이 담배소송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이사회에는 총 15명의 이사 중 13명이 참석했다. 이 가운데 11명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인 소송 대상 업체와 규모, 제소 시기는 김종대 건보공단 이사장에게 모두 위임됐다. 그간 적극적으로 담배소송을 준비해 온 김 이사장은 전문가 검토를 거쳐 소송 금액과 시기 등을 확정할 방침이다.
현재 공단은 소송 규모 결정을 위해 공단의 빅데이터와 국립암센터의 암환자 등록 자료, 흡연력 확인이 가능한 한국인 암예방연구자료를 검토 중이다.
특히 국내 법원에서 흡연과의 인과성이 인정된 폐암 중 소세포암과 후두암 가운데 편평세포암 환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두 질병만으로 소송에 나설 경우 소송 규모는 최소 130억원에서 최대 3326억원으로 추산된다.
소송 시기는 3월쯤이 될 전망이다. 안선영 건보공단 변호사는 이와 관련 “소송 규모가 확정되고 내외부 변호사로 대리인단이 구성되면 지체 없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며 “3월 이내에 소장 제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결정 지지”-담배업계 “유감”
건보공단의 담배소송 제기에 대한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국민 건강을 위한 담배소송은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상대적으로 느슨한 담배 관련 규제들도 재정비해야 한다”며 “담배의 위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정책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도 찬성 입장을 내놨다. 협의회는 “담배회사들이 매년 순이익만 조 단위로 돈을 버는 사이에 매일 150명이 담배 관련 질병으로 사망한다”고 건보공단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소송의 대상이 될 국내외 담배회사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담배업계 단체인 한국담배협회는 “건보공단이 악화된 보험 재정을 보충하기 하기 위해 담배소송을 제기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또 “이미 어느 산업보다 엄격한 규제로 관리 중인 담배업계에 대한 소송은 궁극적으로 흡연자의 부담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한편 공단은 담배소송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 정부가 승소한 사례가 있어서다.
미국의 46개 주정부는 지난 1998년 담배소송을 통해 2060억 달러(약 220조원) 규모의 담배회사 배상을 이끌어냈다.
캐나다의 경우 지난 2005년 9월 연방대법원이 담배 배상 합헌을 결정했다. 이 결정 이후 주정부들이 담배회사를 대상으로 대규모 담배소송법를 진행 중이다.
[뉴스핌 Newspim] 조현미 기자 (hmch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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