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등 수출업계 '불만'…아베 지지율은 소폭 상승
[뉴스핌=김동호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중국의 반일감정이 폭발하며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도요타와 닛산 등 일본 기업들은 지난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분쟁으로 인해 중국 내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하는 경험을 한 바 있어 중국 내 여론 동향을 주시하며 긴장하는 모습이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가 지난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5%가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3명 중 2명 이상이 일본 제품을 사지 않겠다고 대답한 것이다.
일본에 대한 중국인들의 분노는 인터넷 공간을 통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웨이보에선 일본 상품에 대한 불매 운동에 나서야한다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으며 "왜구는 즉각 중국에서 철수하라"는 등의 극단적 발언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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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중국 허베이성에서 `일본 제품 불매` 구호를 외치던 반일시위대, 출처: AP/뉴시스] |
이를 바라보는 일본 기업들의 심정은 착찹하기만 하다. 작년 센카쿠열도 문제로 인한 반일감정이 다소 누그러진 상황에서 다시금 악재가 터졌기 때문이다.
일본 자동차 기업들은 센카쿠열도를 두고 일본 정부와 중국이 신경전을 벌이는 사이 중국 내 판매량 급감을 경험한 바 있다.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작년 9~10월 중국 내 판매대수는 전년에 비해 거의 반토막났다.
이후 적극적인 마케팅과 영업활동을 통해 올 여름부터 중국 내 매출이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던 상황에서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자동차 기업 중국법인의 한 관계자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의) 신사 참배가 자동차 판매량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모른다"면서도 "왜 하필 지금인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일본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다시 시작될 경우 현지에서 그간 진행했던 모든 노력들이 물거품이 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특히 "정치는 왜 평지풍파를 일으키는가"라며 아베 정부의 경솔한 행동을 비판했다.
이런 산업계의 반응과는 달리 일본 국민들의 아베 총리에 대한 지지율은 변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8~29일 이틀간 교도통신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55.2%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2~23일 이틀간 진행한 조사에 비해 1.0%p(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아베 총리의 신사 참배가 "좋지 않았다"는 평가가 47.1%를 차지해 "좋았다"는 평가(43.2%)보다 다소 많았다. 또한 외교 관계를 "배려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은 69.8%로 "배려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25.3%)을 압도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