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필립 제퍼슨 미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은 14일(현지시간) 최근의 인플레이션 지표가 연준의 2% 목표치 달성을 위한 진전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이 물가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여전해 전망은 불확실하다고 판단했다.
제퍼슨 부의장은 이날 뉴욕 연방준비은행 주최 행사에 앞서 공개한 연설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월가 전망치보다 낮은 오름세를 보였지만 향후 인플레이션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강조했다. 4월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했으며 전년 대비로는 2.3% 올랐다. 이는 한 달 전보다 0.3%, 전년 대비 2.4% 상승할 것으로 본 전문가 기대치를 밑도는 오름세다.
제퍼슨 부의장은 "현재까지 발표된 관세 인상이 지속할 경우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하락) 흐름을 방해하고 단기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관세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지는 무역 정책의 실행 방식, 소비자 가격으로의 전가, 공급망의 반응, 그리고 경제 전반의 성과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제퍼슨 부의장은 자신이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는 것을 지지했으며, 현재의 다소 제한적인 4.25~4.50% 범위의 금리 수준이 경제 변화에 대응하는 데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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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 [자료=블룸버그 통신] |
노동시장에 대해 제퍼슨 부의장은 "여전히 견고하다"면서 올해 첫 3개월 동안의 경제 성장률이 다소 위축된 것은 수입 데이터의 왜곡으로 인해 실제 경기 둔화가 과장된 결과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연율 0.3%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된 바 있다.
다만 제퍼슨 부의장은 기업과 가계의 경제 심리가 전반적으로 약화한 점을 지적하며, 경제 활동의 둔화 신호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경제 성장률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여전히 긍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행정부 수입 관세를 역사상 최고 수준까지 올린 후 일부 공격적인 조치를 유보한 상황이지만 연준은 이 같은 정책이 물가와 성장, 고용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준의 대다수 위원은 제퍼슨 부의장과 마찬가지로 연준이 금리를 당분간 동결하고 무역 협상 등 상황을 지켜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금융시장은 연준이 오는 9월과 12월 총 2차례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가장 유력하게 자산 가격에 반영 중이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