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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호 행장 vs 이건호 리스크관리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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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행장 시절 책임 묻기 어려워…행장 리더십에 물음표 붙기 시작

[뉴스핌=노희준 기자] KB국민은행의 잇단 비리 규모가 금융당국의 본격 검사가 시작되면서 불어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전직 최고경영자(CEO) 시절 문제여서 직접적인 책임소재에서 한발 비켜나 있는 것으로 보였던 이건호 행장의 책임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조사와 검찰 수사가 시작된 상황이라 아직 단언하기는 힘들지만, 대체로 최근 불거지고 있는 사태를 두고 이 행장의 리스크담당 부행장 시절 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이다.

               이건호 KB국민은행장
검사가 진행 중이지만, 가장 최근에 불거진 국민주택기금 횡령은 지난 2010년부터 최근까지, 도쿄지점 부당대출은 2010~2012년,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인수는 2008년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행장이 국민은행에서 부행장으로 일하기 시작한 것은 2011년 8월 10일부터다. 때문에 시기상으로는 BCC 인수를 제외하고는 이 행장이 리스크담당 부행장으로 일하던 시점에도 진행중이던 사안으로 파악된다.

반면 이런 부실, 비리, 횡령의 문제는 은행의 자본 적정성과 시장, 신용, 여신, 금리 등의 측면에서 은행 시스템 차원의 위험요소를 관리하는 리스크관리 부행장의 업무와는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다는 게 대체적 견해다.

한 시중은행 리스크관리 부행장은 도쿄지점 부당대출과 관련, "은행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글로벌 사업본부, 여신 심사·운용본부, 감사에서 1차적으로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주택기금 횡령의 경우 신탁기금본부가 1차적인 담당 본부다.

또다른 시중은행 리스크관리 부행장은 "리스크라고 하면 은행에서 아닌 게 없지만, 1차적으로 해당 부서에서 관리해야 한다"며 "운영리스크 측면에서 관여 여지가 없다고 할 수 없지만, 너무 포괄적으로 리스크를 보기 시작하면 은행의 거의 모든 사고를 리스크담당이 책임져야 한다"고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하지만 이게 다는 아니다. 은행 최고 책임자인 행장이 져야 할 '무한 책임' 차원에서가 아니라 이미 관련사건 등에서 보고체계에 이상 징후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책임소재를 넘어 이미 이 행장 리더십에 물음표가 따라 붙는 이유다.

이 행장은 최근 중국 현지법인 경영진 교체를 단행하는 과정에서 해외 현지법인 직원의 임기 보장을 요청하는 금융감독원의 공문에 대해 보고 받지 못했다. 이 행장은 인사 단행과 공문 수령 사이에 시점상 차이가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BCC가 카자흐스탄 금융당국으로부터 자금세탁 등의 혐의로 외환업무 1개월 정지를 받았을 때(2013년 3월)도 이 사안은 당시 행장(민병덕)에게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잇달아 보고 누락 사례가 드러나면서 내부통제뿐만 아니라 국민은행의 보고라인이 '먹통'이 된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는 대목이다.

보고는 한 조직의 책임자가 조직을 관리하는 기본적인 체계다. 행장이 모르는 일이 은행 내부에서 벌어진다는 것은 책임자가 조직을 장악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금융연구원에 있다 부행장으로 와 이런 부분에서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던 이 행장으로서는 뼈아픈 지적이 아닐 수 없다.

금융권 한 고위관계자는 "상식적인 수준에서 생각해도 조직에서 보고가 안 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거론되는 부분은) 중요한 부분인데, 조직에 몸 담고 있는 사람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 행장은 사태가 확산되자 조직 구성원의 동요와 은행에 대한 신뢰 붕괴를 막기 위해 27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발빠른 진화에 나섰다. 경영쇄신위원회를 구성해 고강도 개혁에 나서고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공헌했다. 28일에도 조직원의 결의대회를 여는 등 사태 관리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한편, 국민은행 사태는 피해 규모가 불어나는 모양새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국민주택기금 횡령에 가담한 직원은 국민은행이 발표한 것보다 늘어나고 있다"며 "횡령 금액도 90억원보다 늘어날 수 있는 가능성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횡령에 연루된 직원 가운데 과거 감찰반에 근무한 직원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의 관계자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조사 기간과 검사 인력을 늘려서라도 최대한 엄정하게 모든 것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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