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SK증권 노사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 14일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계획하면서 구조조정 방안을 제시했다. 회사에 남아있겠다면 복리후생비는 없는 셈 치고 기본급 삭감은 각오하고 영업 성과를 올리라는 주문이다. SK증권 한 직원은 “맨몸뚱이로 일하라는 것으로 구멍가게 수준과 같다”고 아쉬워했다.
SK증권은 현재 3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14개월치 봉급을 보상금으로 희망퇴직을 받을 계획이다. 전체 인력의 최대 30%까지 받는다는 소문대로 진행된다면 전체 직원 850명(정규직)은 600여 명으로 줄어들 수 있다.
증권가 구조조정의 혹한이 그 규모나 크기에서 예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세다. 필리핀에 휘몰아친 사상 최악의 태풍 '하이옌'급이다. 인력만 줄이는 기초단계에서 복리후생비, 자산매각 등 회사 규모 자체를 줄이는 고강도 수준이다. 이 수준 다음은 사실상 영업폐쇄나 다름없다.
15일 금융감독원의 2013회계연도 상반기(4~9월) 증권회사 영업실적(잠정) 자료에 따르면 증권업계 종사자가 지난해 9월 말 4만3091명에서 올 9월 말 4만1223명으로 약 2000명 줄었다. 지점 수는 같은 기간 1695개에서 1509개로 190여 개 감소했다.
금감원은 “판매관리비 절감을 위해 인원 및 지점감축 등을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판매관리비는 전년 동기보다 2536억원(6.3%) 감소했다.
SK증권은 희망퇴직 계획을 세우면서 정규직 가운데 일부를 지점 영업계약직으로 전환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영업경험이 적은 본사 근무자도 포함하는 내용도 있다.
기본급 100여만원에 성과에 따라 PSR 30~40% 수준에서 그것도 개인별로 협의를 조건으로 걸었다. 본사 근무자 중 희망자를 모두 받아주는 것도 아니라 회사가 ‘선별권’을 갖기로 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계약직 전환 ‘기회’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계약직으로 전환하면 보상금으로 받은 급여의 2개월분을 토해내야 한다.
SK증권 노사는 15일 이 같은 내용을 협상 중으로 최종 결론을 내기로 했다. 노조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이미 희망퇴직을 위한 직원 면담이 시행 중이다. '행복 경영'을 외치던 회사마저 이렇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14일 노사 단체협상 1차 실무교섭자리에서 450명의 직원을 구조조정하겠다고 통보했다.
일방적 통보에 김규환 한화투자증권노동조합 위원장은 “그동안 회사의 어려움을 감안해 상여금 반납, 작년 희망퇴직 시행, 연차 의무적 사용등 임금 및 근로조건 등의 향상요구를 최대한 억제하며 성실한 교섭을 통해 정리해고라는 극단적 상황을 막아보려고 했지만 돌아온 것은 사측의 배신과 비정함이었다”고 밝혔다.
앞으로 노사협의회를 통해 규모와 보상 내용이 결정되겠지만 크게 조정될 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는다. 사측이 내놓은 경영현황보고에서 앞으로 연간 300억~500억원 적자가 계속 발생할 것을 감안하면 1600여명의 인력 중 최대 450명을 구조조정해야 적자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화투자증권은 한화증권이 푸르덴셜투자증권을 인수 합병해 만들어졌다. 합병전 푸르덴셜증권 임직원이 800명이었으나 지난해 250명 희망퇴직에 이어 이번 450명을 감축하면 700명이 회사를 떠나게된다. 합병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대규모 지점 통폐합과 계열사로의 인력 재배치를 몇 달 전에 실시했던 삼성증권도 조만간 차장 및 과장급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한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삼성증권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불안감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앞서 KTB투자증권 등 신생 증권사들도 구조조정을 시작했고, H증권, 또다른 H증권, E증권 등도 연말을 앞두고 인원 감축을 포함한 구조조정을 논의중이다.
한 대형 증권사 CEO는 “증권업계의 불황이 일시적이 아니라 구조적인 원인이다보니 탈출구를 찾기가 어렵다"며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고 직원들의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것이 필요하지만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다른 증권사 CEO는 "정책당국이 규제 일변도에서 벗어나 자본시장을 살리고 육성하려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