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기범 기자] 금융권 CEO의 연봉을 결정하는 보상위원회가 가동되고 있으나 '과다연봉'을 막지 못하는 등 사실상 제구실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주회사를 제외한 54개 금융사 중 17개사(약 31.5%)의 보상위원회에 금융사 CEO가 직접 위원으로 속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문별로는 은행권 4곳, 증권업권 6곳, 보험업권 7곳이었다.
은행, 지주, 보험, 증권 등에 설치된 보상위원회는 3~5명으로 구성돼있다. 보상위원회에 대부분이 사내 이사인 위험관리위원회 소속 이사 1인을 반드시 참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CEO를 포함한 보상위원회의 절반은 CEO의 사람인 셈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위험관리 쪽 이사가 사외에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매번 위험관리 업무를 수행해야 하니 사내가 주류일 것"이라고 말했다.
취약한 보상위원회의 구조는 CEO의 비정상적 연봉산정의 요인으로 꼽힌다. 이해관계가 있는 CEO가 보상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기에 위원회 운영의 독립성이 미흡할 뿐 아니라, 보상위원회가 명확한 근거 없이 평가등급의 상향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역시 현행 성과보수체계의 문제점을 발표하며 미흡한 독립성이 저해되고 있는 보상위원회 운영 실태에 대해 지적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정상적인 평가 시 2등급에 해당하는 S금융지주사를 S지주의 보상위원회는 정당한 사유 없이 상향조정, 1등급으로 결정했다. 이는 곧 지주회장의 단기성과급 10% 상승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금감원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금융권 성과보상체계 모범규준 6조는 '보상위원회는 그 구성원의 과반수 이상을 사외이사로 해야 하며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으로 보상정책을 수립하고 업무를 수행하여야 한다'고 명기돼 있다.
하지만 보충 설명으로 '성과보상 체계가 중요한 경영전략이라는 점과 이사진 구성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보상위원회의 독립적인 활동을 해치지 않는 경우 대표이사의 보상위원회 위원 참여가 가능'하다며 대표이사의 보상위원회 참여를 승인했다 .

게다가 금감원이 지난 2011년 6월 마련한 금융권 성과보상체계 모범규준은 권고안이지 강제조항이 아니다. 즉, 행정지도만 가능할 뿐 관계법령에 근거한 과태료나 과징금 처분이 불가능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모범규준 발표 당시에는 금융권 CEO 연봉 규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면서도 "금융권 CEO의 연봉은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뉴스핌 Newspim] 박기범 기자 (authentic@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