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빅(필리핀) 뉴스핌=김기락 기자] 수빅조선소는 필리핀 수도인 마닐라에서 북서쪽으로 110km 떨어진 곳이다.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버스로 3시간 남짓 걸린다. 헬기로는 30분 거리다.
5일(현지시간) 찾은 수빅조선소에는 비가 간간히 내렸다. 머리 위 먹구름이 손에 잡힐 것처럼 흐렸다. 이곳 수빅조선소는 5~6도크를, 부산 영도조선소가 1~3도크를 보유하고 있다.
5도크에 들어가보니 54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이 건조 중이다. 작업 진행률은 85%. 시운전 단계가 남았다. 또 3700TEU급 컨테이너선도 완성 후 인도 준비가 한창이다. 이 컨테이너선은 자체 크레인을 탑재해 전 세계 어디서도 하역 작업을 할 수 있다.
축구장 크기의 7배 규모인 6도크에서는 5400TEU급 3척과 해상관광호텔인 플로텔 1척 등 총 4척을 동시에 건조 중이다. 6도크 연간 건조량은 12척으로 5도크의 2배에 달한다. 5도크와 6도크 각각 600t급 골리앗 크레인이 2대씩 자리해 있다.
도크와 함께 조선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벽이다. 약 4km에 이르는 10개 안벽에 선박 20여척이 들어서 있다. 조립공장과 도장공장에서는 공정별로 설치된 크레인이 바삐 움직였고, 1만8000여명의 근로자들의 움직임이 일사불란하다.
수빅조선소는 규모는 8만평의 영도조선소 대비 10배에 달한다. 수빅조선소 부지는 필리핀 정부에 월 1000만원을 주는 조건으로 50년간 임대했다.
특히 수빅조선소가 자신하는 것은 ‘가격 경쟁력’이다. 안진규 수빅조선소 사장은 “이곳 현지 근로자의 월급은 한화 30만원 정도”라며 “약 100만원의 중국과 비교해도 높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안 사장은 또 “현재 수주 잔량은 42척으로 2016년까지 도크를 비우지 않고 작업할 수 있는 물량”이라며 “이 중 컨테이너 1만1000개를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선박 2척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영도조선소와 수빅조선소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영도조선소는 군함 및 특수선 등을, 수빅조선소는 대형 상선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자사선 2대가 월 3~4회씩 영도에서 수빅까지 조선기자재를 실어나른다. 수빅조선소는 향후 해상플랜트까지 노리고 있다.
정철상 한진중공업 상무는 “수빅에서 필요한 조선기자재의 85%가 부산과 경남 등 지역 기자재 업체에서 조달된다”면서 “수빅이 성공해야 지방경제도 살아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다만 현지 인건비는 싸지만 기술 숙련도를 더 높이는 것이 숙제다. 직원들의 기술과 직업적인 안정도가 곧 회사 경쟁력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하용헌 수빅조선소 부사장은 “이곳에서 5년 정도 일한 현지인들 월급은 60만원 정도로 신입의 두배”며 “오래 근무하도록 해서 기술 숙련도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빅조선소가 직원들을 위해 집과 학교를 짓는 등 현지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수빅조선소는 지난 6월 조선소로부터 20여km 떨어진 카스틸레호스 지역 부지 30만㎡를 매입해 1000가구를 지어 시가 60%에 직원들에게 분양했다. 또 건립한 학교를 기증하고, 이날 필리핀 교육부와 합의서(MOA)를 체결했다. 같은 날 필리핀 투자청으로부터 CSR 공모 대상을 수상하며 필리핀 CSR 활동의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안 사장은 “현재 1만1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하고 있지만 기술 축적을 통해 LPG선과 LNG선, 해상플랜트 등을 건립할 계획”이라며 “1만8000명 직원을 2만명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 수빅조선소 전경<한진중공업 제공>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