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디젤엔진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 엔진 자동차 판매 비중은 60%를 훌쩍 넘었고 국산차도 그동안 상용차 중심으로 출시해왔던 디젤엔진을 승용차에 탑재하기 시작한 상황이다.
그동안 상용차 위주로 선호 돼 온 디젤엔진이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는 평가다.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젤엔진 바람은 수입차가 주도하고 있다. 독일 브랜드 자동차 업체를 필두로 디젤엔진은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는 중이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98%가 가솔린엔진이었던 이 시장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디젤엔진의 역전이 시작됐다.
지난해 판매된 수입차의 디젤엔진 비율은 49.7%로 가솔린엔진의 45.8%를 약 4%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이같은 현상은 올해 더욱 심화 됐다. 9월 누적 기준 수입차 판매량 중 디젤엔진 비율은 61.3%로 가솔린엔진의 35.0%를 크게 앞서는 중이다.
수입차 시장이 매년 두자릿수 이상 성장을 거듭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같은 디젤엔진의 강세는 국내 완성차 시장에도 명백한 위협요인이다. 가솔린엔진을 선호하던 국내 자동차 브랜드가 서둘러 디젤엔진 승용차를 출시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에 신규 등록된 디젤엔진 차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7% 증가했다.
디젤엔진이 이처럼 인기몰이를 하게 된 것은 어째서일까.
자동차 업계에서는 디젤엔진의 고효율이 고유가 시대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요인이었다고 지적한다. 최근 몇 년간 기름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연비’는 차량 구입시 검토하는 주요 조건 중 하나가 됐다.
수입차 관계자는 “2014년 시행되는 유럽의 환경기준을 Euro6(유럽 자동차 환경기준)를 충족시키기 위해 독일 브랜드 주도로 고효율 디젤엔진이 출시되기 시작했다”며 “국내 브랜드를 압도하는 연비가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자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경유가 휘발유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내 특성도 작용됐다. 경유는 석유정제 과정에서 생산원가가 휘발유보다 비싸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경유의 가격이 휘발유보다 비싼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가솔린에 경유보다 10%포인트 높은 50%의 유류세가 부과된다. 이 차이가 가격 역전현상을 불러왔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디젤엔진은 엔진의 공기 압축비가 가솔린엔진보다 월등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연료효율이 좋다”며 “디젤엔진의 인기는 유가가 비싼 국내나 유럽에서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디젤엔진 특유의 가속력을 국내 소비자가 선호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국내에서 고속주행이라고 해봤자 고속도로 수준이 대부분으로 시내에서 엔진의 한계를 이끌어내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며 “실제 주행 구간에서 가속력은 디젤이 가솔린에 비해 월등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디젤엔진의 최대 토크가 낮은 RPM에서 발휘된다는 특성 때문이다. 같은 배기량이면 최대토크는 디젤엔진이 압도적이다. 차가 치고 나가는 힘이 좋다보니 실제 느끼는 성능은 디젤엔진이 더 선호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디젤엔진에 밀려 가솔린엔진이 고사하리라고 전망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가솔린 엔진 특유의 즉각적인 반응속도는 디젤엔진이 구조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한계로 꼽힌다. 디젤엔진은 초반에 가속패달을 밟을 경우 공기의 압축시간으로 인해 0.2~0.3초 반응 느려지는 터보렉(Turbo Lag)이 발생한다. 과거 수초까지 걸렸던 이 시간은 최근 들어 많이 좁혀졌지만 밟는 즉시 반응하는 가솔린엔진에 비해서는 크게 뒤쳐진다.
디젤엔진의 압축비가 높다보니 소음과 진동이 커지는 고질적 약점도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과제로 남아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디젤차를 구입하고 몇 년이 지나면 소음과 진동이 더 심해지는 현상을 겪게 된다”며 “진동과 소음을 잡아주는 장치들의 수명이 한계가 있어서 오래 탈수록 정숙성은 가솔린 엔진을 따라가기 힘들어 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메르세데스벤츠 등은 고급 브랜드의 경우 아직까지 가솔린엔진을 선호하고 있고 나아가 슈퍼카를 표방하는 브랜드들도 대부분 가솔린 엔진만을 사용하고 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젤엔진의 확장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수입차 관계자는 “디젤엔진 자동차가 빠르게 세를 확장 것에는 주요 자동차 브랜드의 라인업에 의해 소비자가 이끌려가는 감도 있다”며 “Euro6를 충족시키기 위해 주요 자동차 브랜드가 디젤엔진 차를 개발에 집중 출시하면서 앞으로 디젤엔진 자동차의 확산은 더욱 가속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