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이강혁 기자] "무엇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접근할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저희로서는 진심으로 사과하고 소비자들의 불만과 불편사항을 해소하는데 더 노력한다는 것이 대응전략이라면 전략이죠."
24일 삼성전자 관계자가 중국에서 불거진 자사 휴대폰(스마트폰)의 비판적 여론과 관련해 전한 말이다.
이번 사태를 두고 '중국의 외국기업 때리기'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오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이런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발빠른 사과와 불편 해소라는 분명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중국시장이 그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중요도가 높다는 것이기도 하고 세상과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면서 함께 성장하겠다는 한단계 성숙된 삼성전자의 의지도 엿보이는 부분이다.
◆"불편 끼쳐 진심으로 사과"..비판 여론 조기 진정
중국 관영 CCTV(중앙텔레비전)는 21일과 22일 이틀에 걸쳐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의 기계 결함과 AS문제를 잇따라 보도했다. CCTV는 '경제반시간'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삼성은 내장 멀티미디어카드 문제를 피해갈 수 없다'는 제목으로 30분간 삼성 스마트폰의 문제점을 집중 조명했다.
핵심은 스마트폰의 작동중단 현상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내장 멀티미디어카드의 결함 문제와 AS에 맞춰졌다. 프로그램에서 한 중국 소비자는 "4180위안(72만원)이나 주고 삼성 갤럭시S3를 샀지만 9달도 되지 않아 하루에도 수십차례 전화가 먹통이 되고 전원이 꺼지는 현상이 반복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프로그램은 또 삼성전자의 제품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등의 일부 네티즌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런 보도가 방영된지 하루만인 23일 오후 즉각적으로 사과 성명을 내놨다. 중국 삼성은 '존경하는 중국 소비자에게'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사업관리 문제로 소비자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고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또 CCTV의 갤럭시 일부 제품의 작동중단 및 애프터서비스(AS)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갤럭시S3와 노트2 제품 7종에 대해 무상수리나 제품교환 등 적극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사과 성명은 중국 소비자들의 비판을 하루라도 빨리 진정시켜 보겠다는 강한 의지로 이해된다. 소비자 불편에 대해서는 문제의 앞뒤를 따지는 것보다 우선해 진정성 있게 고개를 숙여 사과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나치게 납작 엎드리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중국이 외국기업 때리기 차원에서 삼성전자를 표적으로 삼았는데 기계결함 등이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는 상황에서 굳이 고개를 숙일 필요가 있겠냐는 의미에서다.
◆글로벌 승부처 경쟁 치열..성숙된 판단으로
사실 중국시장은 삼성전자에게는 글로벌 승부처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올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9.4%의 점유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런 질주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3년째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차지하는데 크게 기여하는 중이다.
그러나 중국시장 질주가 앞으로 이어질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중국업체들이 삼성전자를 턱밑까지 추격하면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 10위권 업체 중 7개가 중국업체로 이들 점유율을 합치면 55%에 달한다. 중국인들의 자국 업체 선호도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중국시장에서 특히 젊은층의 '꿈의 스마트폰'이라 불리던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가 노키아나 모토로라의 전철을 밟으며 무너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면서 "중국업체들의 성장세가 2~3년 사이 엄청나다"고 말했다.
중국시장에서 점유율 6위권을 맴돌던 애플 역시 올해 들어 전략을 바꿔 저가형 모델을 내놓고 상위 이동통신사업자와 손을 잡으며 시장공략을 가속화하는 상황. 삼성전자가 저가모델로 맞불작전을 벌이고 있지만 중국업체의 기술력이 높아지고 애플의 프리미엄 전략이 중저가 전략으로 전환되면서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삼성전자로서는 이번 사태가 자칫 중국시장 수성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상당한 고민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입장에서 중국은 이제 단순한 제조공장이 아니라 최대 판매처가 됐다"면서 "중국에서 밀리면 인도 등의 시장도 장담할 수 없어 이번 사태의 조기 진화는 그만큼 중요하다"고 해석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