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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기의 책으로 여는 세상] 누가 조조를 나쁘다 하였는가

기사입력 : 2013년08월27일 14:08

최종수정 : 2013년08월27일 14:08

-여류 삼국지 (양선희 편작, 메디치 펴냄, 전 5권, 각 권 1만7000원)

 

<삼국지>는 읽는 시기에 따라 관점이 달라지는 책이다. 어린이 시절 삼국지는 착한 유비, 관우, 장비가 나쁜 조조를 물리치는 사필귀정에 환호한다. 청년기에는 미래의 꿈을 불태우는 대망으로 읽힌다. 그리고 장년기에 들어서는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와 리더십을 익히는 처세술의 교본이다.

지금까지 국내에 출판된 삼국지는 대부분 원저자 나관중의 삼국지를 직역한 것들이었다. 그러다 보니 중학생 정도 돼 철이 좀 들면 삼국지가 시시해진다. 우주선이 화성에 내려앉는 지금 지루한 칼 싸움과 징소리, 마른 하늘에 천둥과 비바람을 일으키는 도술이 ‘카톡 메시지’에 익숙한 세대들의 흥미를 끌기 어려운 것은 당연해 보인다.

‘여류(余流) 삼국지’는 다분히 현대화된, 리모델링 삼국지다. 여류(나 余 흐를 流)는 ‘나만의 스타일’이란 뜻이다. 작가가 자신의 주체적 삶을 탐구하겠다는 뜻에서 예전부터 스스로 만들어 붙인 또 다른 이름이라고 한다. 작가는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삼국지를 쓰고, 더불어 독자들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삼국지를 읽고, 느끼고, 생각하기를 바라는 뜻을 담고 있다.

작가는 현재 자신이 몸담고 있는 ‘신문사’라는 조직에서 겪은 치열함을 바탕으로 ‘조직의 생리와 생존’의 시각에서 삼국지를 분해, 재결합시켰다. 조조, 유비, 원소, 동탁, 여포 등 명멸하는 영웅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기자로서 작가 자신의 경험이 아니었으면 잡아 낼 수 없는 해석을 덧붙이며 ‘조직, 리더십, 처세’의 관점에서 전혀 새롭게 들여다 본 것이다.

칼과 창으로 삼십 합, 오십 합을 다투는 지루한 전투장면은 과감하게 줄였다. ‘그러하옵나이다’로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옛 말투와 단어들은 상당한 부분을 현대화했다. ‘벤처투자, 마이너리티, 쿠데타, 직방으로, 알딸딸, 백그라운드’ 등의 현대어들은 같은 문장이라도 상황을 이해하기가 쉽고 낯익다.

다음을 염두에 두고 ‘여류 삼국지’를 읽어보는 것이 좋겠다.

첫째, 승자의 안목이다. 조조, 유비, 손권 등 쟁쟁한 리더들이 어떤 방식으로 리더십을 발휘해 조직을 장악하고, 안정시키고, 나라를 세우는지 보는 것이다. 

둘째, 패자의 안목이다. 싸움의 목적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지지 않는 것’이다. 내가 승리하는 이유는 적의 실수에 있고, 적이 승리하는 이유는 나의 실수에 있다. 원소는 가족 중심의 주먹구구 경영으로 적전 분열을 부르면서 70만 대군을 앞세우고도 겨우 7만을 거느린 조조에게 참패하고 말았다.

셋째, 오만과 자만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유비와 형제결의를 했다는 빽만 믿은 날건달 장비는 잠자다 부하에게 목이 달아나며 유비에게 최대의 손실을 끼친다. 백전필승 관우 또한 자만 때문에 목숨과 형주를 잃었다. 조조가 순욱과 양수를 제거하게 된 것도 그들이 ‘겸손함’을 잊고 너무 나섰기 때문이다. 

넷째, 실력을 충분히 기르기 전까지는 철저하게 몸을 낮추는 도광양회(韜光養晦)의 자세다. 특히 위, 촉, 오의 삼국을 넘어 통일제국 진(晉)의 초석을 다진 최후 승자는 제갈공명의 벽을 못 넘었던 사마중달이었다. 그의 끝없는 몸낮추기와 기다리기를 눈 여겨 볼만 하다.

다섯째, 명분 속의 실리, 실리 속의 명분이다. 삼국지 도처에서 벌어지는 음모, 암투, 계략, 작전, 선택, 결정, 결단마다 내가 현장의 주인공이라면 어떤 입장을 취해야 명분도 실리도 잃지 않을지 공부하고, 연구해 보자.

최보기 북컬럼니스트(thebex@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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