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현미 기자] 독점 생산 의약품의 도매상 공급을 거부해 온 녹십자에 시정명령이 내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일 독점 생산·판매 의약품인 정맥주사용 ‘헤파빅’을 공급해 달라는 도매상의 요청을 부당하게 거절한 녹십자에 시정명령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헤파빅은 간이식 환자가 B형간염에 감염되는 것을 예방하는 혈액제제 의약품으로 국내에 대체 의약품 없는 상태다.
녹십자의 공급 거절 사건은 지난 2010년 발생했다. 당시 의약품 도매상 T 업체는 서울대병원 헤파빅 구매 입찰에서 낙찰자로 결정돼 2011년 4월 30일까지 1년간의 납품키로 계약을 맺었다. 납품 가격은 당시 보험기준가 24만8000원에서 2.3% 할인된 24만2296원 수준이다.
이에 녹십자 측에 제품 공급을 요청했으나 물량이 한정돼 있어 추가 공급이 어렵다는 이유로 번번히 거절 당했다.
납품 지연에 시달리던 T 사는 결국 다른 도매상으로부터 보험기준가 그대로 헤파빅을 구입해 조달했다.
이 과정에서 T 사는 지연 배상금, 낙찰가와 타도매상에서의 구매 가격 차이 등으로 1억5000여만원 상당의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
녹십자는 T 사에 제품을 공급한 도매상에 대해 헤파빅 공급가를 23만3120원에서 24만1304원으로 일방적으로 인상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과 관련 녹십자가 불공정 행위를 했다고 판단하고 부당 거절을 할 수 없도록 시정명령을 부과키로 결정했다.
단 녹십자가 이로 인해 부당이득을 얻지 않았으며 거래 상대방의 피해가 크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과징금은 부과하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제재는 독점적 지위에 있는 제약사가 대형병원에 의약품을 공급할 때 특정 도매상 위주의 거래로 약값에 영향력을 행사하던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라며 “제약사들의 생명을 담보로 한 의약품 공급 거부 행위에 경종을 울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현미 기자 (hmch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