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급과잉 심화..판매.가격 회복 최대 과제
[뉴스핌=김홍군 기자]연초 국내 철강업계의 화두는 ‘생존’이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너나 할 것 없이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기 때문이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신년사에서 "전 사업 부문에서 극한의 시련을 감내해야 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험난한 한 해가 될 것임을 예고했었다.
실제, 일부 중견 철강사들은 부도를 맞고 쓰러졌으며, 유통업체들의 부도도 잇따르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대형 철강사들의 수익성 역시 급격히 떨어져 미래를 위한 투자 마저 어려운 상황이다.

철강업체들의 처절한 생존게임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자동차와 건설, 조선, 기계 등 주요 수요산업의 경기가 나아질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주요 수요 산업 가운데 자동차만 선방하고 있을 뿐 나머지 산업들의 불황이 지속되고 있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며 “특히, 철근과 형강 뿐만 아니라 열연과 후판, 강관 등 거의 모든 철강재가 쓰이는 건설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어 하반기 전망도 암울하다”고 말했다.
수요산업의 침체와 더불어 공급과잉이 심화되고 있는 점도 철강업체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오는 9월 현대제철의 3고로(400만t) 가동 및 포스코 파이넥스(200만t) 준공으로 하반기에만 조강 생산능력이 600만t 늘어나게 된다. 앞서 증설이 완료된 포스코 1고로(328만t→565만t)까지 포함하면 올해 837만t이 늘어나는 셈이다.
작년 기준 국내 조강 생산능력은 약 7900만t이다. 반면, 내수수요는 5900만t으로, 2000만t 가량의 공급과잉이 발생했다.
현대제철 2후판공장(150만t), 유니온스틸 신규 컬러라인(3만5000t), 세아특수강 창녕 특수강공장(54만t) 등 각종 하공정 설비들도 하반기 가동에 들어간다.
공급과잉은 국내 철강사에 가장 큰 위협인 중국도 마찬가지이다. 중국강철공업협회(CISA)에 따르면 올해 조강생산량은 7.7억t으로 전년 대비 7.4%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올해 초 전망치(7억5300만t)를 뛰어넘는 수치로, 밀어내기식 수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요산업 침체 및 공급과잉으로 수익성을 좌우하는 가격은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 때 t당 100만원을 웃돌던 국내 철강사의 후판 공급가격은 최근 t당 70만원 이하(범용재 기준)로 급락했으며, 열연도 60만원 후반대(코일 기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철근 역시 t당 70만원 초반에 머물러 가격인상이 최대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중요한 것은 가격이다”며 “바닥까지 떨어진 주요 제품가격을 회복시켜야 하는데, 거꾸로 더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