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ELS(주식연계증권) DLS(파생연계증권)이 저성장 저금리 시대의 재테크 대안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각광받으며 판매량이 쑥쑥 늘고 있다.
특히 최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축소되자 ELS의 성장 속도가 멈칫한 반면 DLS가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1년(2012년 6월~2013년 5월) DLS 발행량은 3425종목으로 직전 1년간 2128종목보다 60.95% 급증했다. 같은 기간 ELS 발행량이 1만5941종목에서 1만7428 종목으로 9.33% 늘어난 것에 비해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통상 ELS가 DLS보다 발행량이나 증가폭에 있어서 우위를 점해 왔던 것을 고려하면 최근의 상황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이중호 동양증권 수석연구원은 "ELS 시장은 10년이 넘어 이젠 익숙해져 정체되고 있는 시장"이라며 "반면, DLS 시장은 개설된 지 몇 년 되지 않아 지금 한창 성장가도에 있다"고 분석했다.
심상범 KDB대우증권 파생파트 부장은 "ELS 수익률이 변동성에 많이 좌우되는 것을 고려하면 그간 계속된 박스권 장세로 인해 상대적으로 DLS 인기가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DLS 수익률이 예전보다 많이 높아진 것도 원인으로 꼽혔다. ELS는 쿠폰 수익률이 하향세를 보이나 DLS는 최근 조금 꺽인 듯 하지만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
이기욱 KDB대우증권 파생상품파트 대리는 "비록 요즘 들어서 조금 주춤하지만 지난 연말 이후 DLS 수익률이 많이 올라왔다"며 "DLS가 뜨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짚었다.
실제 동양증권의 경우, 최근 1년 간 상환된 ELS와 DLS의 평균 수익률이 각각 106.06%와 101.14%를 기록했다. 원금 비보장의 경우도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만만치 않은 수익률이다.
심 부장은 "상품, 환율,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가 많이 팔린다"며 "이는 ELS의 주 기초자산인 지수보다는 수익률이 안 내려갔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DLS가 그만의 매력으로 발행이 늘었다기 보다는 ELS가 예전에 비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DLS가 부각된 면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지혜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지난달 ELS가 3조4000억원 가량 발행되는데 그쳤다"며 "DLS 증가 보다 ELS 감소한 것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절대적이든 상대적이든 DLS 증가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저금리 상황에서 채권 투자의 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전균 삼성증권 파생상품팀장은 "채권시장에서는 금리가 상승 반전할 것을 걱정하고 있다"며 "금리 상승을 감안한 상품을 개발한다면 DLS가 채권금리의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스권 장세로 인해 ELS가 연초 조기상환되지 못하고 연기된 것이 많다"며 "당분간 ELS 수익률이 좋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