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제철은 3고로가 본격 가동에 들어갈 경우 고로 1200만t, 전기로 1200만t 총 2400만t의 조강 생산능력을 확보, 세계 10위권의 철강사로 도약하게 된다. 일관제철소 완공은 철강-차부품-완성차로 이어지는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가 완료되는 의미도 있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 시절부터 현대차그룹의 오랜 숙원이었던 일관제철소 건설의 대역사가 코앞에 다가왔지만, 축제분위기는 찾을 수 없다.
전세계적인 장기불황으로 철강 수요는 갈수록 줄고, 공급과잉은 심해져만 가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기준 국내 조강 생산능력은 약 7900만t이다.
반면, 내수수요는 5900만t으로, 2000만t 가량의 공급과잉이 발생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사들은 수출로 물량을 돌리고 있지만, 경기침체와 공급과잉 등 시장상황은 해외도 마찬가지어서 쉽지만은 않다.
철강업계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제품가격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올 1분기 포스코의 탄소강 판매가격은 t당 78만200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5.8% 하락했다.
철강업계의 공급과잉은 올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현대제철의 3고로(400만t) 가동 외에 포스코의 1고로 증설(328만t→565만t) 및 파이넥스(200만t) 준공으로 국내 조강생산능력은 올해에만 837만t 가량 늘어나게 된다.
최근에는 또 하나의 악재가 추가됐다. 장기불황과 공급과잉으로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엔저(엔화 약세)라는 새로운 악재가 등장한 것이다.
철강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수요산업의 위축이다. 엔저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자동차와 조선ㆍ전자가 철강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70% 수준으로, 이들 산업이 타격을 받는 만큼 철강산업도 영향을 받게 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자동차와 조선, 전자 마저 엔저의 영향으로 타격을 받는 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경쟁력이 약한 철강사들은 고사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경쟁력 저하도 문제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철강재 수입량은 2071만t으로, 이 가운데 일본산은 40%에 가까운 812만t이다.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철강사들이 가격을 무기로 치고 들어온다면 국내시장을 사수하기가 쉽지 않은 셈이다. 실제, 최근 일본 철강사들과 경쟁하는 대표적인 품목인 후판은 일반재의 경우 최근 t당 70만원 밑으로 떨어지며 엔저의 위력을 실감케 하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 등 해외시장에서의 경쟁에서도 처질 수밖에 없다. 대형 철강사 관계자는 “포스코를 비롯한 국내 철강사들은 내수시장 침체를 만회하기 위해 손해를 보면서까지 수출을 늘리고 있다”며 “일본 철강사들이 가격공세를 편다면 수출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포스코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전세계적인 불황과 공급과잉으로 가격을 통해 경쟁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졌다”며 “기술과 품질 등 비가격 경쟁력을 강화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