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임하늘 기자] "주말에는 단속 공무원들도 쉬거든요. 지금이 지난해 갤럭시S3가 17만원대에 판매됐을 때 이후 가장 저렴합니다."
한 시내 이동통신 대리점 직원의 전언이다. 정부가 이동통신사의 불법 보조금에 대해 강력한 처벌의지를 내비쳤으나 여전히 곳곳에서 암암리에 성행하고 있다. 정부의 눈을 피해 '술래잡기'를 하는 형국이다.
21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가 자사(가입자간)에 이어 망외(타사 가입자간)까지 음성 무료화를 잇따라 선언한 뒤에도 불법 보조금 경쟁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한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들쭉날쭉한 보조금이 또 언제 바뀔지 모른다"며 "정부 단속을 피해서 가입자 유치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최근 청와대가 불법 보조금에 대한 엄중한 처벌 경고를 내렸지만 실제로 '규제'라는 말이 무색하게 주말을 이용한 이통사들의 보조금 경쟁이 활기를 띄고 있다.
온라인 시장은 더욱 심각하다. 주말인 20~21일 온라인 휴대전화 판매 사이트에서는 할부원금 3만원짜리 갤럭시S3가 등장했다. 갤럭시S3 출고가가 79만원인 것을 감안할때 약 76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휴대폰 광고 게시글의 할부 원금을 비워놓고 "×××로 직행하는 버스 번호는 329"라는 식의 은어를 사용하며 고객들에게 이동통신사 번호이동을 권유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새 휴대폰을 구입하려는 한 구매자는 "주말·새벽 시간대에 (3만원대 스마트폰이) 잠깐 나타났다가 순식간에 없어지기 때문에 하루종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단말기 보조금 규제 당국인 방송통신위원회는 미래부와 방통위가 분리되면서 실무가 늦어졌다며 아직도 업무 파악 중이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조사국 조사관 등이 투입돼 현장조사를 해왔다. (방통위가) 분리 되면서 명확한 시장 조사인력은 파악도 안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 시장 규제에 대해서 "온라인 규제시장도 오프라인에 기반을 두기 때문에 온라인 시장을 따로 규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사실 정부는 보조금 규제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도 세워지지 않았다. 지난 2008년 정부는 "소비자 이익에 실제적인 도움은 안 된다"며 보조금 규제를 직접 명시한 법 규정을 폐지했다. 현재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의 부당한 이용자차별 금지조항에 근거해 보조금 상한액 27만원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상한선도 지난 2009년 상반기의 소비자 단말기 교체주기·통신사 평균 예상이익·제조사 장려금 등을 바탕으로 정해졌다.
이통사 관계자는 "당시 30~50만원인 피처폰 기준으로 세운 보조금 정책을 현재 상황에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 100만원이 넘는 휴대폰을 제 가격을 주고 사려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말했다.
현실적이지 못한 규제 방침과 부실한 관리로 정부가 이통사 대리점 직원들을 범법자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휴대폰을 구매자들의 볼멘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구매자는 "정부와 이통사의 술래잡기로 휴대폰 구매자들은 호갱님(호구+고객)이 됐다. 스마트폰이 3만원에 거래되는데 그 전에 산 사람들은 뭐가 되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구매자는 "결국 겉만 고객들을 위한다고 말하는 것 같다. 다른사람은 다 저렴하게 사는 상황에서 나만 비싸게 사면 바보가 되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경재 방통위원장은 취임 후 이동통신사 단말기 보조금 문제에 대해 "원칙적으로 잘못됐다"며 "방통위가 사후규제 권한이 있는 만큼 소비자에게 어떤 부담을 주는지 사후적으로 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임하늘 기자 (bily@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