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올초 글로벌 경제의 최대 화두는 아베노믹스. 미국과 유럽연합에 이어 뒤늦게 일본 역시 양적완화에 동참하면서 그 영향력과 결말을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부딪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베노믹스로 인해 직접적인 영향권에 드는 만큼 민감한 사안이기도 하다.
‘미스터 엔’으로 불리우는 사카키바라 일본 대장성 전 차관과 김중수 한은 총재가 바라보는 아베노믹스는 어떨까. 두 전문가가 평가한 우리와 일본의 현재와 미래가 '다른 듯 같은'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끈다.

일단 지난 20년간 일본이 걸어 온 장기침체에 대해서는 진단의 차이가 있다. 한은은 우선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이라고 불릴 만큼 극도의 경기침체를 겪어 왔다고 평가하고 있다. 최근 한은 신운 조사국장은 "환자에 비유하자면 일본은 오랜 시간 병을 앓고 있는 상황"이라며 과감한 처방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반면, 사카키바라는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제2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과거 20년 동안 일본의 평균성장률이 1%대였지만 실제로는 극단적인 풍요로움이 확인된다"며 이색적인 주장을 내놓았다. '성장이 아닌 성숙'이란 이름으로 일본의 지난 20년을 평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그는 일본의 경제성장이 1%라는 것에 불평을 토로하는 자국내의 시각은 많지 않다고 전했다. 저성장이 일반화된 '뉴노멀(New Normal) 시대'를 일본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는 설명이다.
◆ 김중수 "日 양적완화 한계 있을 것", 사카키바라 "2년 후에는.."
이처럼 지나온 일본의 과거에 대해서는 평가가 다소 엇갈리지만 향후 아베노믹스의 전개 방향에 대해서는 양자 모두 '한계'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의 취지와 필요성은 어느 정도 인정을 하지만 과도한 욕심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김 총재는 올 초 엔저에 대한 우려가 한창인 상황에서 "일본의 엔화라는 것도 갈 수 있는 것이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달 14일에는 "엔저 공세는 정치적 해석으로, 일본은행의 정책은 기본적으로 디플레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며 그 의의를 축소시켰다. 이어 지난달 20일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는 "한 나라의 경제를 실험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사카키바라 역시 "아베나 구로다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단서를 단 뒤 "올해와 내년에는 2~2.5%의 성장률이 가능하겠지만 일본의 잠재성장률이 1.5%인 만큼 성장률은 2년이 지나면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뉴노멀의 시대‥"성장에서 성숙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필요"
우리나라의 현재에 대한 진단도 귀기울일만 하다.
사카키바라는 한국경제에 대해 "궁극적으로 한국도 성숙경제로의 진입이 불가피한 만큼 패러다임 변화를 인식해야 한다. 지금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일본보다 높지만 앞으로는 현 수준을 이어갈 수 없을 것이다. 성장경제와는 전혀 다른 ′성숙경제′의 전략을 고민할 때"라고 조언했다.
김 총재 역시 지난 11일 열린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7분기 연속 0%대 성장이라는 비판에 대해 "0.8%면 여러분은 어떤 상황이라고 보는가, 0%대가 아니면 1%대나 1.5%대를 하기를 원하는 모양인데 그러면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지금 몇%라고 보는가"라며 "앞으로 우리 경제는 1과 0 사이에서 왔다갔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노멀의 시대에 접어드는 현 시점에서 두 전문가의 진단이 상당 부분 겹치는 모습이다.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는 18일부터 19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ADB) 연차총회다. 이 자리에서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김중수 한은 총재가 일본의 엔저정책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경제 고(高)성장에 대한 '기억'과 '희망'을 등에 짊어진 두 경제수장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