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 기자] "성장에서 성숙으로 패러다임이 바뀐 일본 경제에서는 환경, 안전, 건강 등이 키워드입니다."
'미스터 엔(Mr. Yen)'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일본 아오야마 대학 교수(전 일본 대장성 재무관)는 아베 정부가 목표로 내건 올해 경제성장률 2%를 달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에도 무난할 것이지만 그 후에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일본 경제는 이미 성장에서 성숙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으므로 더 많이 성장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성숙 경제에서는 환경, 안전, 건강 등을 중요하다는 얘기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오는 17일 뉴스핌 창립 10주년 기념 '제2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경험과 교훈-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에 대한 시사점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강연에 앞서 그의 연구실에서 전영수 한양대 특임교수와 대담을 진행했다.
◆ "100엔 넘어서기 힘들다"
최근 달러당 엔화가치가 100엔선에 육박했다. 지난해 9월 이후 가파른 약세를 이어오다 95엔 내외에서 주춤하더니 다시 2차 엔저가 이어지고 있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100엔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은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일본은행이 정책방향을 바꿨기 때문에 엔저 추세는 계속 될 것"이라며 "구로다 일본은행 신임 총재가 엔저 용인 및 추진 의지를 밝힌 결과가 최근의 환율대로 이해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의 환율 수준은 이미 충분히 떨어진 상태로 더 이상 추가적으로 내려갈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며 "아마도 100엔을 넘기기는 힘들 것 같고, 현재 상황을 염두에 둔다면 90~98엔대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일본 경제의 성장률에 대해 "올해 목표성장률로 제시된 2~2.5%는 가능할 것"이라며 "타깃인플레 2%에 대해선 이견이 있지만 내년까지 이 정도 성장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의 잠재성장률이 1% 정도이므로 그 2배인 2% 성장이라 해도 1~2년 정도라면 무난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이후엔 자연히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엔저 유도의 기반 철학이 되는 아베노믹스에 대해 사카키바라 교수는 "이미 실시 중인 대담한 금융완화와 기동적인 재정투입과 함께 구체적이지 않지만 앞으로 가시화될 성장전략"이라며 "기대감은 현재 아주 높은 상황으로 환율상승(엔저)과 주가상승이 증거"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토강인화'라는 이름의 강력한 건설경기 부양책에 대해서도 "지금은 이런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2011년 대지진 이후 불가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했고, 작년엔 대략 1% 정도 성장을 했는데 경기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이 당연히 필요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잃어버린 20년 아니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잃어버린 10년이니 20년이니 하는 말들을 하는데 저는 그 평가가 틀렸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일본은 지난 20년간 평균성장률이 1%대를 기록한 것은 성장에서 성숙으로 경제 패러다임이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과거 20년의 평균성장률이 1%대였지만 실제로는 극단적인 풍요로움이 확인된다"며 "버블 붕괴 이후 약해지지 않았다는 것은 일본인의 생활수준이 미국 다음으로 높다는 게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성숙단계에 접어들었으므로 이제는 1% 성장만으로도 족하다는 게 사카키바라 교수의 생각이다. 그는 "내년까지 2% 성장을 해도 이는 지진 이후 작년까지 성장률이 낮아진 것에 대한 반발이며 일시적으로 떨어진 게 벌충되는 과정일 뿐"이라며 "그렇게 오르고 나면 또 떨어질 것이고, 일본경제는 이제 그렇게 성장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성숙경제에서 중요한 키워드로 환경, 안전, 건강 등을 지목했다. 그는 "OECD에서 가장 낮은 범죄율에서 확인되듯 세계 최고의 안전국가란 점과 함께 일본이 세계에 자랑할 대표적인 경쟁력이 환경"이라며 "이는 건강 트렌드로 연결돼 세계적인 일본음식 붐도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 "복지재원 확보 방안은 증세"
한편, 복지 확대를 위한 재원 확보 방안으로 사카키바라 교수는 증세를 강조했다.
일본 정부가 현행 5%인 소비세율을 내년 4월부터 8%로, 2015년부터 10%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상속증여세를 비롯 소득세도 올리고 있다. 이 같은 증세는 모두 국가예산을 웃도는 사회보장급부 때문이다.
한국 새정부가 복지 재원 확보를 위해 지하경제 양성화, 탈세 조사 강화 등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그는 "그 방법으로 재정을 늘릴 수만 있다면 아주 좋을 것"이라면서도 "일본의 경우에 비춰보면 그다지 효과가 있을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래서 일본은 증세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복지공급을 감안한 재원확보라면 유럽처럼 (소비세율을) 20%까지 올리는 게 좋다"며 "일본도 최소 15~20%까지 올려야한다"고 주장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격차사회를 필두로 양극화와 노동불안, 소득정체 등이 가속화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사카키바라 교수는 "격차사회는 일본과 한국 모두의 공통 문제"라며 "결국 소득의 재분배문제"라고 단언했다. "격차를 해소하려면 유럽의 재분배정책에서 힌트를 얻어야한다"며 "관건은 세금"이라고 말했다.
◆ "기업, 글로벌화로 활력 찾아야"
일본과 한국이 공통적으로 금융경쟁력이 약하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일본금융은 약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미국식의 금융경쟁력 확보에 매진하지 않은 게 오히려 결과적으로 장점이 됐다"며 "보수적이었던 일본 금융기관이 (금융위기에서) 상대적으로 피해를 적게 본 이유"라고 말했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일본 기업이 노력해야할 점으로 글로벌화를 주목했다. 성장률이 1% 안팎일 정도로 이미 성숙단계에 접어든 일본 내수시장에만 머물면 도태된다는 지적이다.
그는 "삼성전자처럼 밖으로 나가 글로벌화를 추진한 산업은 상황이 다르다"며 "기술경쟁력은 아직도 건재하므로 국내에 머물지 말고 글로벌화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나가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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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