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영준 기자]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현대상선 주주총회에서 현대그룹이 모처럼 웃었다.22일 서울 연지동 현대그룹 빌딩에서 열린 현대상선 주주총회에서는 우선주 발행한도 확대 등 정관변경안과 이사보수한도를 두고 표결이 펼쳐졌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이 반대입장을 밝히며 표결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우선, 이사보수한도를 놓고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이 1차전을 맞붙었다. 현대상선은 이사보수한도를 지난해와 동일한 100억원으로 책정했으나 현대중공업은 이를 반대했다.
현대중공업 대리인은 "지난해 1조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냈는데, 지난해 3분기까지 이사보수한도 100억원 중 75억원을 썼다"며 "경쟁사인 한진해운은 보수한도가 60억원이다. 경쟁사 수준으로 삭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시간 정도 후 발표된 표결 결과는 원안 찬성 65.62% 반대 및 기권 34.48%로 이사보수한도 승인안은 가결됐다. 이날 주총의 쟁점으로 가장 마지막에 처리키로한 우선주 발행한도 확대 등 정관변경안건도 쉽사리 처리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었다.
우선주 발행한도를 2000만주에서 6000만주로 확대하는 등 정관변경안이 상정되자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또다시 반발했다.
현대중공업 대리인은 "보통주 발행여력이 1억 1000만주 이상으로 충분하고, 현재까지 보통주 발행에 문제가 없어 우선주식의 발행 한도를 확대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며 반대했다. 현대삼호중공업 역시 비슷한 이유로 우선주 발행한도 확대에 반대했다.
이어 시작된 표결에서는 안건 찬성 67.35% 반대 및 기권 32.65%를 기록해 0.7%p 차이로 결국 현대그룹이 판정승했다.
이로써 현대그룹은 현대상선 우선주 발행을 통해 신주를 우호적인 제3자에게 넘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으며 32.9%에 이르는 범 현대가의 지분율을 낮춰 경영권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자금 조달의 목적 달성도 가능하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이날 표결은 현대중공업 등이 현대상선 경영권에 대해 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한 속마음을 드러낸 것"이라며 "최근 현대중공업의 주력업종인 조선업 KCC의 태양광 산업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 다른 회사의 경영권 보다는 각자의 사업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말로만 화해 의지를 내세웠지 실제로 이루어진 것은 하나도 없다"며 "현대중공업 등은 빠른 시일 내에 보유하고 있는 현대상선 지분 일부를 현대그룹에 넘겨야 한다. 주총을 계기로 현대상선 경영권에 대한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서영준 기자 (wind09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