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리스크 사라져…은행과 직접 스왑거래 기대
[뉴스핌=김선엽 기자] 중앙청산소(CCP;central clearing house) 도입으로 증권사의 이자율스왑(IRS) 거래가 활기를 띨 전망이다. 그동안 은행과 크레딧 라인이 확보되지 않았던 탓에 증권사는 은행과 스왑거래가 어려웠지만 중앙청산소가 설립되면 거래상대방에 대한 크레딧 리스크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중앙청산소 도입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신설되는 중앙청산소는 다수 거래자간 장외파생상품 거래 등에서 발생하는 채무를 집중 부담해 다수의 채권・채무관계를 차감해 상계처리(Netting)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증거금을 내놓고 선물 거래를 하는 것과 비슷한 형태다. 우선 이자율스왑(IRS) 거래 등을 의무거래 대상으로 선정할 예정이다. 다만, 청산소가 거래를 중개하는 것은 아니고 거래대금의 청산만을 일괄적으로 처리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거래를 원하는 기관이 증거금을 중앙청산소에 내고 거래를 하면 거래대금의 청산만을 중앙청산소가 상계처리 하는 것"이라며 "거래상대방에 대한 결제리스크가 사라져 카운터파티에 대한 리스크가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2011년말 기준 국내 장외파생상품 시장 잔액규모는 6904조원이고 이 중 이자율스왑은 4332조원을 차지한다. 중앙청산소가 도입되면 개별 증권사들의 스왑 거래는 좀 더 용이해질 전망이다.
증권사의 한 스왑 딜러는 "이제까지는 크레딧 라인 문제로 은행이 인터뱅킹 차원에서 호가를 주지 않고 클라이언트로 취급하면서 일정한 마진을 더해서 줬다"며 "거래가 늘면서 IRS 스왑 시장이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중의 한 스왑 브로커는 "고객들이 카운터파티에 대한 크레딧 리스크가 없어짐에 따라 은행과 증권도 거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은행은 다소 떨떠름한 반응이다. 거래를 사실상 독점함으로써 누리던 기회를 일부 포기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하지만 거래가 활발해질수록 시장이 두터워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기대하는 모습이다.
은행의 한 스왑 딜러는 "지금까지는 은행끼리만 주로 거래를 해왔다"며" 증권사도 함께 거래에 참여하면 거래하기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가격 변수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또다른 은행의 한 스왑 딜러는 "가격이 촘촘하게 붙어 이미 0.25bp 단위로 거래되고 있어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한국거래소가 중앙청산소 설립을 준비 중이며 7월 중에는 본격적인 시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