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제로금리가 장기화되면서 투기등급 기업이 금융권과 대출 요건 재협상을 통해 이자율을 떨어뜨리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자금시장에서 이른바 ‘정크’ 기업들의 최근과 같은 바겐헌팅은 전례 없는 현상이라고 시장 전문가는 전했다.
13일(현지시간) S&P 캐피탈 IQ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12일까지 투기등급 기업이 금융권과 재협상을 통해 이자율을 인하한 대출금 총액은 753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1월~2월12일 800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최고 수준이다. 올 들어서만 이자율 인하 협상에 성공한 기업이 8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이랜드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트레이 파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대출 시장에서 최근처럼 금리 재협상이 활발한 것은 말 그대로 전례가 없었던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소매업체인 나이먼 마커스는 25억6000만달러의 대출금에 대한 이자 인하로 연간 1900만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헬스케어 업체인 세이지 프로덕트 역시 대출금 3억8000만달러에 대한 금리를 0.75%포인트 떨어뜨리는 데 성공했고, 이에 따라 연간 380만달러의 이자 비용이 줄어들 전망이다.
시장금리가 하락할 때 기존의 대출금을 상환한 후 금리가 낮은 신규 대출로 갈아타는 것이 전통적인 관행이었다. 기존 대출금에 대해 이자율을 낮추는 것은 최근 두드러진 새로운 현상에 해당한다.
대출 금리 재협상은 금융권보다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얘기다. 금융권이 기업의 이자율 인하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은 자금 수급의 불균형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펀드 시장조사 업체인 리퍼에 따르면 차입매수(LBO) 관련 뮤추얼 펀드 및 상장지수펀드(ETF)로 밀려든 자금은 지난 6일 기준 일주일 동안 12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1992년 이후 최고치에 해당하는 수치다.
RBS에 따르면 올해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발행이 8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ING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제프 바컬러 레버리지 론 책임자는 “대출 금리를 인하해서라도 기존의 대출을 유지하는 것 외에 금융권에 달리 선택 사항이 없다”며 “하지만 일부 협상에 실패하는 기업이 나타나는 등 금리인하 러시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