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직후 두부·밀가루…새해 김치·고추장 대열에
[뉴스핌=김지나 기자] 새해가 되자 ‘식탁물가’가 본격적으로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연말 대선을 기점으로 포장두부, 소주 등 생필품 가격이 오른 이후, 해가 바뀌자 다른 식품으로 가격인상이 재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제품 가격을 인상한 업체들은 “지난해 세계 곡물가, 물류비 등 원자재 가격이 올라서 가격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최근 곡물가도 안정세를 보이고 원․달러 환율도 1000원대로 떨어졌는데, 원가절감 노력 보다는 무조건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 대선 끝나자 마자 식품값 ‘뜀박질’ 줄줄이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들어 밀가루, 포장김치, 고추장, 분유 등의 가격이 일제히 인상되고 있다.
포장김치 시장 70%를 점유하는 대상FNF는 ‘종갓집 김치’를 내주부터 6~7% 인상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대상은 앞서 대형마트들에게 이 같은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
CJ제일제당은 이날부터 고추장, 된장 등 장류제품 가격을 평균 7.1% 올렸다.
식품가격 인상은 지난달 19일 대선이 끝난 직후 봇물이 터졌다. 한 달 동안 두부와 콩나물, 밀가루, 소주 등의 가격이 줄줄이 올랐다.
풀무원이 지난달 포장두부 콩나물 가격을 8~9% 인상했고, CJ제일제당은 같은달 22일 두부 가격은 평균 9.3%, 콩나물 가격은 13.6% 인상했다. 그 밖에 올리브유와 포도씨유값을 평균 8.7% 올렸다.
빵, 라면 등의 주 재료인 밀가루 값도 일제히 인상됐다. 동아원은 지난달 21일 밀가루 출고가를 평균 8.7% 올렸다. 이어 29일 CJ제일제당(8.8%), 이달 9일에는 대한제분(8.6%)이 가격인상에 합류했다. 제분업체 중에 아직 밀가루 가격을 올리지 않은 삼양사의 한 관계자는 “검토는 하고 있는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지만, 가격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소주 점유율 1위인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22일부터 소주 출고가격을 8.19% 인상한데 이어 지방소주업체인 대선주조(7.78%), 무학(8.57%) 도 잇따라 가격을 올렸다.
통상적으로 가격인상 수단으로 활용되는 ‘리뉴얼’ 출시도 등장했다. 매일유업은 최근 기존 프리미엄 분유와 일반 분유로 이원화됐던 조제분유 제품군을 하나의 제품으로 통합해 선보이기로 했다. 가격은 800g 1통에 2만5900원선으로 기존 일반분유 제품(2만3900원)보다 비싸, 사실상 가격을 올린 셈이다.
◆ “원가인상 부담 커” vs “정권 말 ‘기회’?”
식품업체들은 가격인상 원인에 대해 “국제 곡물값 상승, 물류비 등 원자재 값 인상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간 원자재값 인상분을 그간 내부적으로 흡수했으나 더 이상 감내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권 말 공백을 틈타 원재료값 인상을 빌미로 가격인상 분위기에 편승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최근 국제곡물값 상승폭이 둔화되고 원․달러 환율도 1000원대로 떨어지는 등 대외 여건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를 든다.
제과․빙과류 업체들은 아직 인상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성수기 직전인 3~4월에 리뉴얼 출시 등과 함께 가격을 인상하는데, 올해는 정치적 변수가 있는 만큼, 업체들마다 시기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가 들어서자 마자 가격인상에 나서기에는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뉴스핌 Newspim] 김지나 기자 (fres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