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김연순 기자] 주요 금융그룹이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마무리했다. 내년 박근혜 정권 출범을 앞두고 정치적 고려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런 증거는 보이지 않는다. 정권교체기의 권력 공백기 덕이라는 분석이다.
“내년 경기 침체를 예상한 본부 조직 축소와 영업현장 인력 강화가 핵심”이라고 한목소리를 내지만 임기 1년여밖에 남지 않은 그룹 최고경영자(CEO)의 레임덕을 방지하기 위한 흔적도 보인다.
◆ 본부 인원·임원수 줄여 대거 현장으로 배치, 단기 전략만 지배
28일 KB금융그룹을 마지막으로 우리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농협금융그룹 등 주요 5대 금융그룹은 슬림(slim)을 내년 경영 화두로 내걸었다. 본부 규모를 줄여 인력을 영업현장에 내보냈고 부행장 등 임원 자리도 몇 개 없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장기 저수익 시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돼 우량 중소 중견기업에 대한 고객유치 경쟁이 더욱 강화될 전망으로 영업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부행장급 임원을 15명에서 12명으로 줄이고, 자산관리(WM)사업과 퇴직연금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존 PB사업단을 WM사업단으로, 신탁사업단을 연금신탁사업단으로 재편했다.
하나은행은 자금시장그룹을 없애 기존 7개 그룹을 6개 그룹으로 줄였다. 또 영업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기업영업추진본부에 부동산금융본부를 합치고, 프라이빗뱅킹(PB)본부에 웰스매니지먼트(WM)본부를 통합했다.
성과 중심의 인사 원칙에 따라 정수진 호남영업그룹 부행장보(57)와 함영주 대전영업본부 부행장보(56)가 각각 리테일영업그룹 부행장과 충청사업본부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부행장은 6명에서 5명으로 줄었다.
외환은행도 본부 조직 슬림화와 영업력 강화를 위해 개인사업그룹과 기업사업그룹을 합쳐 ‘영업총괄그룹’으로 통합, 사업 그룹을 종전 8개에서 7개로 줄였다.
농협금융지주는 농협중앙회를 중심으로 임원 30%를 줄이고 조직을 축소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했다. 집행간부(상무) 정원을 현행 3명에서 2명으로 줄이고 정규직 정원은 98명에서 88명으로 축소했다.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본부 인원을 대폭 축소해 일선 영업점에 배치했다.
농협은행은 부행장 10명을 7명으로, 중앙본부 부서 6개를 줄이고 후선부서 직원 200여 명을 감축해 일선 영업점으로 재배치하는 등 경제위기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농협 관계자는 "내년도 대외 경영여건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감량경영을 통한 조직 및 인력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영업력을 강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신한금융지주는 임원과 조직을 현 수준에서 그대로 유지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임원 수가 다른 지주사 대비해 원래 적고 자산사이즈나 역량을 초창기부터 타이트하게 가져갔다"면서 "내년 경영 전략상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준비과정에서 임원 수를 줄이거나 조직을 축소할 특별한 사유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 신사업, 인력·후계CEO 양성 프로그램은 사라져
이번 금융그룹들의 조직개편에 대해 은행권에서는 내년 경기 악화를 크게 우려해 지나치게 단기목적에 치우쳤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임금 저효율 구조 개선이나 핵심경쟁력인 인재양성 프로그램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삼성그룹의 인사를 들며 임원을 잠재적 CEO로 키우려는 노력이 전혀 없다는 지적도 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김연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