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내년 바젤III가 시행됐다면 중소기업 자금사정이 더 악화할 뻔했다.”
21일 금융위원회가 은행의 자본 건전성을 크게 강화하는 국제협약인 바젤III 도입을 갑작스레 내년 1월에서 무기한 연기하자 은행권은 안도했다.
은행들은 어쩔 수 없이 중소기업 장기 시설자금대출을 축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피할 수 있어서다. 이렇게 되면 새 정부는 출범부터 중소기업 자금난 악화라는 문제를 안아야 할 처지였다.
이유는 바젤III가 가진 두 얼굴에 있다.
우리나라 은행에는 자본의 질을 개선해 위기에 대처하고 국제 신용도를 올릴 기회다.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등 건전성이 선진 은행과 비교해 우수하기 때문에 규제비용을 부담하면 더 부각할 수 있다.
반면 수익성은 악화하고 중소기업대출은 줄여야 하는 부작용이 있다. 바젤III가 도입되면 BIS비율을 현행 8%에서 2019년부터 10.5%를 충족해야 하는 것뿐 아니라 은행의 국공채 등 고유동성자산을 순 현금 유출액으로 나눈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이 100% 이상이어야 한다.
LCR 규제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현금 유출 즉 대출을 우선 줄일 요인이 발생한다. 또 유동성으로 인정받는 자본의 종류가 까다로워져 수익성이 낮은 국고채나 우량 회사채로 자금이 쏠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금까지 자금조달 수단으로 사용됐던 금융채가 더는 유동성 자산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은행으로서는 중요한 자금조달수단을 잃어 단기조달에만 의존해야 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바젤III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예금만기 장기화 노력만으로는 어려워 장기대출을 축소할 필요가 있고 담보가 확실한 주택담보대출보다는 중소기업의 장기 시설자금대출을 우선 축소 할 가능성이 있다”며 “장기부채 수요 증가와 소매자금 조달의 경쟁 증가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으로 수익성도 악화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위는 “그동안 기재부, 금감원, 한은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은행‧은행지주회사에 바젤Ⅲ 도입 시기는 해외 주요국의 동향 등 관련사항을 면밀히 봐가면서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